美 증시 반등에도 코피 터진 코스피… 2400 깨져

입력 2018-02-08 05:02
7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마감지수가 전날보다 56.75포인트 하락한 2396.56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2400선이 무너진 건 지난해 9월 29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뉴시스
美 한숨 돌렸는데… 코스피 56P 털썩

내달 美금리 인상 공포감 탓
이번 주 시총 107조 증발
레버리지 ETF 투자 개미 피멍

칼 아이칸 “지진 신호탄”


미국 증시는 한숨 돌렸지만 한국 증시는 계속 몸살을 앓았다. 한국시간으로 7일 새벽 마감한 뉴욕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국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2400선이 무너졌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코스피 하락장에서 외국인보다 큰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락 시 큰 손실을 입는 파생상품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많이 사들여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스피지수는 7일 전날보다 56.75포인트(2.31%) 떨어진 2396.56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3.29%나 급락한 829.9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2400선이 무너진 건 지난해 9월 29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번 주에만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약 107조원이 증발했다.

코스피는 미국 증시 반등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 장중 2484.18까지 올랐다가 외국인(1914억원)과 기관(7395억원)의 순매도 공세에 87.62포인트를 고스란히 반납했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증시 전반을 지배했다.

전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뉴욕 증시 조정을 두고 “정상적 조정”이라며 “알고리즘 매매(프로그램 매매)가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미국 유명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은 “앞으로 닥칠 지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레버리지(차입)’가 높은 ETF 등에 너무 많은 돈이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개인들은 최근 하락장에서 레버리지 ETF로 큰 손실을 입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개인들의 코스피시장 순매수 상위 종목 중 ‘KODEX 레버리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가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수익률은 -11.26%, -16.68%였다. 레버리지 ETF는 상승장에서 2배 수익률을 내지만 하락장에선 그만큼 손실이 커진다. 개인들은 순매수 1∼2위 종목인 삼성전자(-7.42%) 삼성SDI(-15.31%)에서 손실을 봤다. 반면 외국인 순매수 1∼3위 종목인 현대차(1.94%) 삼성화재(2.3%) 롯데쇼핑(7.13%)은 올랐다.

주식 투자를 위해 개인들이 낸 빚도 폭탄이 될 수 있다. 신용융자 규모는 지난달 26일 11조원을 돌파했다. 키움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금융회사가 반대매매에 들어가 증시가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