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AI 두려워 말라 인간엔 ‘사랑지수’ 있어”

입력 2018-02-07 21:16

“기술을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에겐 ‘사랑 지수(LQ·Love Quotient)’가 있다.”

마윈(사진)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 지속가능발전 포럼’에서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감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감성을 바탕으로 한 선의와 실행으로 다음 세대를 준비하자”고 제안했다.

마윈 회장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대담했다. 그는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마윈 회장은 “알파고는 체스나 바둑을 더 잘 둘 순 있다. 하지만 인간은 인간끼리 경쟁해야 한다. 기계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은 똑똑한 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감성이 필요하다”면서 EQ나 IQ와 대비되는 ‘사랑 지수(LQ)’를 제시했다. 그는 “여러분이 존경을 받고 싶다면, 계속 이기고 싶다면 LQ가 필요하다. 기계는 가질 수 없는 사랑 지수가 인간에겐 있다”고 강조했다.

마윈 회장은 선의를 바탕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 세대와 자녀들은 힘든 시기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빈곤과 질병 퇴치, 환경에 대한 전쟁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분이 성공하길 원한다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부터 생각하길 바란다. 알리바바는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다’는 신념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과 청년에게 더 많은 기회가 필요하다는 말을 할 때 목소리가 더 커졌다. 마윈 회장은 “기업이 잘 되기 위해서는 남성을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정말’ 잘 되게 하려면 최소 50%를 여성으로 고용해야 한다. 기업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남녀를 같이 일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이를 고용해야 희망이 있다. 알리바바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33세다. 저는 이를 입증했고, 이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얘기한다. 우리 세계의 미래는 젊은이들의 손에 있다”고 덧붙였다.

행사에서 마윈 회장은 국내에서 상당한 인기와 지명도가 있음을 증명했다. 마윈 회장이 연단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객 수백명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마윈 회장이 국내 연단에 선 건 이번이 세 번째다.

마윈 회장은 오는 10일 알리바바 올림픽 홍보관 행사를 위해 평창을 찾을 예정이다. 알리바바 그룹 계열사 중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지정됐다. 알리바바는 2∼3년 안으로 아마존과 함께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양강(兩强)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를 설립한 마윈 회장은 타오바오, 알리 익스프레스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억만장자 대열에 올랐다. 그는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부터 클라우드 컴퓨팅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