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에서 밀려난 ‘공씨책방’ 성동안심상가에 둥지 튼다

입력 2018-02-08 05:01

서울 신촌에서 밀려난 헌책방 ‘공씨책방(사진)’이 성동구가 조성한 ‘성동안심상가’에서 새로 둥지를 틀게 됐다.

성동구는 성수동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인 서울숲IT캐슬 1층 성동안심상가 입주 업체로 공씨책방 등 3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성동안심상가는 성동구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쫓겨난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상가로 싼 임대료에 장기 임대를 제공한다.

공씨책방을 운영하는 장화민 대표는 “지난 1년간 가게를 얻으려고 서울 전역을 돌아다녔는데 어디나 임대료가 너무 비쌌다”면서 “성동구에서 안심상가 입주 업체를 모집한다고 해서 신청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씨책방은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동교동삼거리로 이어지는 길가에서 22년간 장사를 해온 오래된 헌책방으로 지난 2013년 서울시에 의해 ‘서울시 미래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건물주가 바뀌면서 가게를 비워달라는 요구를 받아왔다.

성동안심상가 내 공씨책방은 3월 중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11평 가게의 월 임대료는 관리비까지 포함해서 평당 6만원. 5년간 임대가 보장된다. 장 대표는 “다른 곳에서 이만한 가게를 얻으려면 월세가 최소 100만원은 넘을 것이고 보증금도 1000만원이나 2000만원은 줘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5년 임대에 10년까지 연장을 해주니까 맘 편하게 장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안심상가는 헌책방으로선 공간이 다소 좁은 게 문제다. 장 대표는 “신촌에 지하창고를 하나 얻어놓았다”면서 “공씨책방을 성수동과 신촌 두 군데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동구는 서울숲IT캐슬 1층 외에도 부영에서 공공기여로 제공한 건물을 통째로 성동안심상가를 만들어 입주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