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풀 베팅’… ‘백두혈통’ 김여정 9일 서울 온다

입력 2018-02-07 18:30 수정 2018-02-07 23:50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밝은 원)이 지난 5일 평양역에서 원산행 열차를 타는 예술단 지원 인력을 배웅하면서 웃고 있다. 김 제1부부장 앞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MBN 캡처

고위급대표단에 깜짝 포함
김씨 일가론 첫 한국땅 밟아
김영남·최휘·이선권 함께

10일쯤 文 대통령 만날 듯
對南·對美 관계개선 신호
한반도 정세 중대 분수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31)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직접 참석한다. 북한의 김씨 일가를 뜻하는 이른바 ‘백두혈통’이 남한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 제1부부장과 함께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 단원 자격으로 방남한다.

김 위원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방남하는 김 제1부부장은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10일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 또는 그에 준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및 북·미 관계를 일거에 전환시키려는 김 위원장의 ‘풀 베팅’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따라 한반도 정세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7일 오후 통지문을 보내 평창올림픽 고위급 대표단 명단을 통보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김 제1부부장 직책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 호명해 그가 선전선동부 부부장에서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음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고위급 대표단에는 김성혜 전 조평통 서기국 부장 등 보장성원(지원인력) 16명과 기자 3명이 동행한다.

김 위원장 체제의 핵심실세로 급부상한 김 제1부부장이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된 것은 상당한 파격이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5일 평양역에서 박광호 당 선전선동부장과 함께 삼지연관현악단을 배웅했다. 그가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최고 수뇌부인 김씨 일가를 남측에 보낸 전례가 없다. 때문에 이번 평창올림픽에도 김 제1부부장을 보내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청와대는 공식입장을 통해 “이번 대표단은 평창올림픽 축하와 함께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려는 북측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 여동생으로 노동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며 “정부는 고위급 대표단이 남쪽에 머무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에 소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9∼11일 2박3일간 남측에서 머물 예정이다. 고위급 대표단이 어떤 방남 경로를 이용할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김 상임위원장이 만 90세로 고령이어서 항공편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고위급 대표단 체류 일정 등은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한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측이 최휘 위원장을 보내겠다고 통보하면서 제재 위반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최 위원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여행제한’ 대상이다. 원칙적으로는 남측 지역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 어디에도 들어갈 수 없다. 최 위원장의 방남을 성사시키려면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조성은 문동성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