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 CEO “독자생존 위해
조치 취할 것” 발언이 불씨
지난해 내수·수출 감소 등
부진한 판매 실적도 ‘한몫’
한국GM, 가뜩이나 힘든데
상황 더 악화될까 노심초사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한국GM의 철수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국 본사에서 철수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고 판매 실적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한국GM을 가리켜 “우리는 독자 생존이 가능한 사업체를 갖기 위해 앞으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성과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합리화 조치나 구조조정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지금 당장 말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발언을 본사의 한국GM 철수 의사 표명으로 해석했다. 통신은 “GM은 미국 밖에서 분명한 전략을 채택했다. 이윤을 낼 길이 안 보이면 떠날 것”이라며 “이런 접근법에 직면할 다음 사업체는 한국이 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GM은 그동안 수익성이 나지 않는 국가에서 과감히 사업을 정리했다. 2013년 말 이후 지난해까지 유럽 사업 철수, 호주·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계열사 오펠(OPEL) 매각, 인도 내수시장 철수, 남아프리카공화국 쉐보레 브랜드 철수 등을 단행했다.
한국GM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것도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 배경이다. 지난해 한국GM의 판매량은 52만4547대로 1년 전보다 12.2%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이 각각 2016년에 비해 26.6%, 5.9% 줄었다. 지난달 판매량도 지난해 1월에 비해 32.6% 감소한 4만2401대에 그쳤다. 한국GM은 지난 3년간 약 2조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적자도 6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준중형 차량 크루즈를 생산하는 군산공장은 가동률이 20∼30%에 불과하다. 한 달에 4∼5일만 생산라인을 가동하는데, 최근에는 주 1회 가동 방식에서 매월 초 집중 가동하고 나머지 기간을 휴업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그러면서 ‘장기 휴업’ 논란도 불거졌다.
한국GM은 이번 논란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을 악화시킬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비용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바라 CEO의 발언은 한국GM이 그동안 견지해온 입장과 다르지 않다”며 “인건비 부담과 수익성 악화를 개선하기 위한 경영 합리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철수’로 단정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바라 CEO의 발언이 7일 시작된 2018년 임금단체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노조는 해당 발언에 크게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또 고개 든 한국GM 철수說… 이번엔 美 본사서 불 지펴
입력 2018-02-08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