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는 폰지 사기… 중앙은행이 개입해야”

입력 2018-02-07 21:14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이 암호화폐(가상화폐)를 ‘폰지 사기’라며 각국 중앙은행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폰지 사기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주는 일종의 다단계 사기다. 하지만 미 상원에서 열린 ‘테더 청문회’가 규제에 대한 언급 없이 끝나 가상화폐 가격은 반등했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BIS 사무총장 아구스틴 카르스텐스는 “비트코인은 버블과 폰지 사기, 환경적 재앙의 합작품”이라며 “각국 중앙은행이 비트코인과 관련한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개입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BIS는 미국 유럽 한국 등 60개국 중앙은행이 가입한 협력기구로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린다.

카르스텐스는 “비트코인은 가격변동성이 너무 커 금융상품으로 적절치 않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붕괴했을 때 다른 금융 부문으로 위기가 전염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최근 가상화폐 열풍은 비트코인이 전자결제에 사용되는 새로운 통화라기보다는 투기 수단으로 전락했음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테더 사태’로 미국 상원에서 열린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청문회는 규제에 대한 언급 없이 끝났다. 테더 사태는 일종의 가상화폐용 상품권인 테더를 이용해 가상화폐 시세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다. 지난달 30일 미국 CFTC가 테더를 만든 테더홀딩스와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이후 가상화폐는 계속 하락세였다. 청문회에 나온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CFTC 의장은 “20, 30대 젊은층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푹 빠졌다”며 “정부가 이를 존중하고 긍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우호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테더 청문회’ 효과로 가상화폐 가격은 반등에 성공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30분 비트코인 개당 813만2000원에 거래됐다. 전날 660만원 선까지 떨어졌으나 새벽에만 200만원 가깝게 올라 오전 9시에는 860만원까지 치솟았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