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족반/이정규 지음/복있는사람
교회에 첫걸음을 내디딘 이들을 어떻게 잘 양육해서 정착시킬까. 모든 교회가 안고 있는 공통의 숙제다. 교단마다 총회 차원에서 자료를 제공하거나 교회별로 새신자반이나 새가족반 등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그동안 교회를 처음 찾은 사람을 위한 책으로는 백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의 ‘새신자반’이 가장 유명했다. 1994년 12월 초판 발간 뒤 2008년 8월 개정판을 거쳐, 지난해 6월 100쇄를 찍은 책이다.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은 누구신가부터 성경 기도 교회 예배란 무엇인가 등 총 10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새신자반’ 이후 이렇다할 책이 없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책이 나왔다. 지난해 ‘야근하는 당신에게’로 주목받았던 서울 시광교회 이정규 목사가 펴낸 ‘새가족반’(복있는사람)이다.
7년 동안 20∼30대 젊은이들을 상대로 새가족반을 이끌면서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반영, 새로운 시선과 감각으로 엮었다. ‘가족으로의 초대’ ‘거절’ ‘회복’ ‘새로운 가족’이라는 네 가지 카테고리에 “삼위 하나님께서 역사 전체를 통해 인간을 사랑과 행복으로 이끄신 이야기”를 담았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첫 장부터 삼위일체 교리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목사는 7일 “교회를 조금 다녀보신 분들이 ‘삼위일체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고 어렵게 느끼는 것이지, 기독교를 처음 접하는 이들은 오히려 삼위일체를 어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초대교회 당시에도 삼위일체적 신앙고백을 담은 사도신경으로 초신자를 양육했던 것처럼, 삼위일체 교리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목사는 오히려 삼위일체 교리를 배우는 목적이 달라져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 교회는 삼위일체 교리를 이단과 구분하고,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르친다”며 “그러다 보니 정작 하나님이 사랑이시라는 것,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됐다는 것의 의미 등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아예 책의 서문에서 “교회에 들어온 새가족들에게 기독교 신앙의 부요하고 아름다운 영광을 드러내고 자랑함으로 그들에게 기쁨을 주는 대신, ‘쉽게 기초만 가르쳐준다’는 명목하에 기독교 신앙을 대충 가르치고 온갖 봉사와 윤리적 실천으로만 새가족을 내몰아 버리는 세태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다”고 적었다. 실제로 그는 삼위일체 교리를 통해 우리의 신앙생활이 곧 행복한 하나님과 영원을 보낸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또 인간의 죄와 지옥에 대해 흔히 품을 수 있는 질문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예수님이 하신 일들의 참된 의미와 그것을 통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삶의 기쁨과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다른 책에선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 줬는지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짧게 말하고, 내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많이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걸 하기 전에 복음이 무엇인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무얼 하셨는지에 대해 풍성하게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교회 현장에서 12주 동안 이 책을 새신자 인도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각 장의 요약을 참고해 인도자가 가르친 뒤 토론하거나 함께 읽고 토론하는 방식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꼭 새신자용 교재로서가 아니라 초신자 또는 교회는 오래 다녔지만 기독교 복음의 핵심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 이들이라면 처음부터 찬찬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곁들여 읽을 만한 책
창피당할까 못 물어본 궁금증 쉽게 설명
다짜고짜 질문으로 시작하는 성도생활백과(교리편)/이성호 지음/좋은씨앗
기독교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이도, 교회를 다닌 지 몇 년 된 신자도 기독교 교리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하지만 궁금한 걸 물었다가는 ‘그런 것도 모르냐’는 핀잔을 받거나 ‘별 걸 다 묻는다’는 반응이 돌아올까 두려워 차마 묻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다짜고짜 질문으로 시작하는 성도생활백과’(좋은씨앗)는 그런 이들을 위한 책이다.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형식으로 성도들의 신앙생활을 안내한다.
지난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지나면서 부쩍 많이 들렸던 ‘개혁주의’와 ‘5가지 sola’에 대한 답부터 시작한다. 광교장로교회 목사이자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역사신학을 가르치는 저자 이성호는 찬찬히 ‘개혁주의’에 대한 답변부터 내놓는다.
그는 “개혁주의란 개혁파 신앙고백서에 나타난 성경의 교훈을 잘 이해하고, 그 이해에 따라 교회를 세워 가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며 “개혁교회는 신앙고백서를 소중히 생각하고 신자의 자녀들에게 요리문답을 지속적으로 잘 가르치는 교회”라고 정의한다.
이어 오직 성경, 오직 은혜 등 종교개혁에 5가지 논제를 살펴보면서 각각의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예정 섭리 언약 은혜 등 신앙용어의 의미도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또 “도대체 믿음이 좋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도대체 예배 땐 어떤 옷을 입어야 하나요” 등 기발하지만 누구나 궁금해할 법한 질문이 많이 담겼다. 신앙생활을 시작한 이들이라면 구비해놓고 궁금할 때마다 찾아 꺼내 읽으면 좋겠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새가족에게 봉사·실천 앞서 하나님의 영광·기쁨 알려야
입력 2018-02-08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