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구조물 6만여개 과테말라 정글 땅밑서 발견

입력 2018-02-06 19:17
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고대부터 중앙아메리카를 차지했던 마야 문명의 구조물 6만개 이상이 새로 발견됐다. 마야 제국이 소규모 도시국가 집합체에 불과했다는 기존 학설과 달리 1000만명 이상이 거주한 거대 도시권에 가깝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CNN방송은 첨단 레이저 매핑 기술인 ‘라이더’를 이용해 마야 문명 중심지인 과테말라 북부 정글 2100㎢를 탐색한 결과 정글 아래 감춰진 6만개 이상의 구조물이 발견됐다는 최신 연구 결과를 6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라이더는 레이저레이더의 일종으로 비행기나 헬리콥터에서 지표면으로 레이저파를 발사해 이를 그래픽으로 옮기는 기술을 말한다.

라이더를 통해 재현한 마야 도시들은 농업지대, 방어요새, 채석장 등이 선명하게 확인된다(사진). 특히 광범위한 지역의 도시국가를 서로 연결하는 포장된 도로망의 존재는 그동안 별다른 교류 없이 산개했을 것으로 여겨지던 개별 도시들이 보다 밀접하게 상호 연결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고대 마야 저지대에 해당하는 페텐 지역(북부 과테말라와 멕시코 일부)에만 1000만명 이상의 마야인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마야 문명은 사회 기반시설이 미비해 기껏해야 수백만명 규모에 불과했다는 기존 통설을 훨씬 상회하는 인구 규모다. 미국 뉴올리언스 툴란 대학 마르셀로 카누토 교수는 “새로 발견된 더 많은 건물과 테라스, 수로 등에 비춰볼 때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도시 유적의 규모가 훨씬 컸다”면서 “마야 문명에 대한 이해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누토 교수는 “흔히 열대지방은 기후 때문에 복잡한 문명이 발달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있었고 마야도 마찬가지였다”면서 “하지만 이번 탐색에서 마야 사회에 많은 사람과 자원이 집중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수많은 구조물들이 건축됐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연구는 정글지대 문화유적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한 과테말라 정부의 3개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CNN은 연구진이 페텐의 남은 2만1600㎢ 지역에도 라이더 탐색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