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김재산] 술 대신 희망을 채워준 새내기 캠프

입력 2018-02-06 18:43

“학생들이 과감하게 ‘관행(慣行)’과 단절했다는 게 대단합니다.”

대구대 총학생회가 안전사고 예방과 건전한 청년문화 정착을 위해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는 ‘DU(대구대) 새내기 인성캠프’를 술이 없는 ‘무알코올 행사’로 개최하기로 했다는 보도(본지 5일자 12면)가 나가자 이를 반기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1박2일 행사에서 음주 없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신입생 정원 4000명이 넘는 대학에서 학교와 총학생회 간 합의를 통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해냈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술 없는 행사의 가장 큰 의의는 술로 인해 빚어질 수 있는 사건사고를 막는데 있지만 이뿐만 아니라 그동안 학생회가 주류회사 등으로부터 협찬을 받던 관행을 끊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실제 대구대 총학생회는 앞서 지난해 5월 새로운 축제문화 정착을 위해 그동안 축제가 열릴 때마다 주류회사로부터 협찬을 받던 ‘관행’(慣行)을 과감히 끊은 바 있다.

학생들은 이번 새내기 인성캠프를 준비하면서도 고민을 거듭했다. ‘무알코올 행사’를 위해서는 협찬이나 커미션 등도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국내 상당수 대학의 경우 콘도 등 대규모 숙박시설을 이용해 행사를 치를 경우, 일정액의 커미션을 받아온 게 관행이었다. 축제 등 행사 때는 주류회사 등으로부터 협찬도 받아왔다.

매년 받아왔던 커미션과 협찬을 끊는다는 건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당장 커미션과 협찬을 포기하면서 예년보다 예산상의 압박을 받았을 것이란 건 충분히 짐작할 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술 없이 행사를 치르기로 학교와 합의한 것은 용기 있는 결단이라 할 만하다.

술 대신 대학생활에 필요한 알찬 정보와 인성교육 프로그램들로 1박2일을 가득 채웠다는 대구대의 ‘술 없는 새내기 인성캠프’가 퍽 기대된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