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의 성봉채플. 다소 어둑한 예배당 내 나직하고 장중한 음색의 오르간 소리가 울려 퍼졌다. 회중은 강단 위의 촛불을 보며 어두운 세상에 빛으로 온 예수를 기억하고, 그의 재림을 기다리는 강림절의 의미를 묵상했다.
오르간의 연주에 따라 회중은 자리에서 일어나 찬양대와 영국 성공회 성가 등 예배 전례(典禮) 찬송을 불렀다. 이어 자신의 죄와 신앙을 고백하고 침묵기도를 드리며 예배에 푹 빠져들었다. 아무런 장식이 달리지 않은 ‘각목 트리’에 촛불이 켜지고, 파송과 축복의 찬양이 엄숙히 울려 퍼지면서 예배는 마무리된다.
마치 한편의 뮤지컬처럼 연출된 이 예배는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 나눔의 예전학회’가 주관했다. 이들은 한국예배학회(회장 박종환 교수)가 이날부터 사흘간 진행하는 ‘2018 예배콘퍼런스’의 첫날을 장식했다.
신촌성결교회(5일)와 서울 종로구 종교교회(6∼7일)에서 진행되는 콘퍼런스는 학회 소속 신학교 5곳이 공동으로 준비한 행사다. 감신대와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 서울신학대학교(서울신대), 이화여자대학교(이대),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실천신대)가 동참했다.
이들 신학교는 콘퍼런스에서 ‘빛을 따라 생명으로’를 주제로 교회력에 따른 예배를 7차례 선보인다. 국악 무용 미술 등 다양한 요소로 예수의 고난과 죽음, 부활을 묘사한 예배의 정수를 하나씩 맛보는 것도 이번 행사의 묘미다.
콘퍼런스 첫날인 이날엔 감신대의 ‘강림절 예배’를 시작으로 장신대 주관의 성탄절 예배와 서울신대 주관의 주현절 예배가 선보였다. 성탄절 예배는 16세기 개혁교회 예배 전통에 따라 진행됐으며 주현절 예배는 회중과 함께하는 찬양 위주로 꾸며졌다. 이후 이틀간은 실천신대와 이대, 서울신대, 감신대가 예배를 인도한다.
콘퍼런스에서는 예배의 의미와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전체강의와 선택강의도 마련돼 있다. 전체강의는 김형학 서울신대 교수와 박해정 감신대 교수가 ‘예배에서 언어와 비언어적 요소’ ‘교회력에 따라 예배드리기’를 각각 강연한다. 선택강의에선 최진봉 장신대 교수의 ‘21세기 작은 교회를 위한 세대융합예배’와 안선희 이대 교수의 ‘장례예식: 삶을 성찰하는 자리’ 강연이 주목할 만하다.
학회장 박종환 실천신대 교수는 “이번 행사는 장식과 찬양, 동작, 신학이 한데 어우러진 창조적 예배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예배 축제”라며 “매년 콘퍼런스를 열어 한국교회 예배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16세기 典禮부터 뮤지컬식까지… 일곱 빛깔 예배를 맛보다
입력 2018-02-0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