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차 2대, 5G로 교통정보 주고받다

입력 2018-02-06 05:03
SK텔레콤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5일 경기도 화성 자율주행 실험도시 K-City에서 진행한 자율주행차 간 협력주행 시연에서 5G와 HD맵을 통해 사각지대 어린이가 발견됐다는 정보가 제공되자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멈춰서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T 협력운행 세계 첫 시연

앞차, 사고정보 전달하자
뒤차 감속·차선 바꿔
급정거 반응속도 0.001초
실시간 초정밀 맵도 선봬


차세대 통신기술 5G를 이용한 자율주행차 간 ‘협력운행’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연됐다.

5일 경기도 화성 자율주행 실험도시 ‘K-City’에서 협력운행 기술이 적용된 자율주행차 두 대가 앞뒤로 나란히 도로를 달렸다. 앞서 달리던 은색 세단이 다중 추돌사고 지역을 지나치자 ‘근처에서 사고가 났다’는 데이터가 곧바로 뒤따르던 검은 세단에 전해졌다. 데이터를 받은 검은 세단은 얼른 속도를 줄이고 차로를 바꿨다. 검은 세단의 시승자로 나선 연예인 김진표씨는 “운전자가 알아채기도 전에 사고를 미리 감지했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차가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자율주행차 두 대가 데이터를 전달하며 교통정보를 주고받는 협력운행 기술을 시연했다. 협력운행은 모르는 차량끼리 교통신호와 도로상황 정보 등을 주고받게 해 차량의 안전운행을 돕는 기술이다. 이 같은 5G 통신망을 활용해 작동하는 모습을 외부에 공개한 건 처음이다.

CCTV도 자율주행차의 눈이 됐다. 어린이 모형이 도로 위에 나타나자 CCTV가 곧바로 이를 감지해 주변 자율주행차에 알렸다. 자율주행차 두 대는 급정거한 뒤 모형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뒤따르던 차가 급정차한 앞차와 사고를 내지 않은 것은 반응속도 1ms(0.001초)의 5G 초저지연 특성 덕분이다.

자율주행차가 운행할 때 내비게이션처럼 사용하는 초정밀지도(HD맵) 기술도 공개됐다. HD맵은 CCTV와 자율주행차, 고속버스 등이 수집한 교통정보를 모아 만든 ‘실시간 최신 지도’다.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의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안전운행을 돕는다.

다만 이런 기술이 적용된 자율주행차가 언제 일반 도로를 달릴지는 미지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상용화까진 아직 많은 연구와 실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함께 공개된 5G 자율주행 버스도 중앙차로를 여러 번 벗어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SK텔레콤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17조5200억원, 영업이익 1조536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미디어·IoT(사물인터넷) 등 신규 사업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년, 4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매출은 역대 최대 규모다.

화성=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