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기독청년들 신앙적 열정 재연… 평화운동이 가장 시급한 시대적 과제”

입력 2018-02-06 00:01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서울YMCA 친교실에서 2·8독립선언의 역사성과 현재성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순자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책임연구원, 서영경 서울YMCA 부장, 이덕주 감리교신학대 교수, 윤 전 총장, 이윤희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국장. 강민석 선임기자

3·1운동의 도화선이 된 2·8독립선언은 1919년 2월 8일 일본 도쿄 재일본 한국YMCA에서 이뤄졌다. 2·8독립선언 100주년을 1년 앞두고 서울YMCA시민논단위원회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는 5일 서울 종로구 서울YMCA(회장 이석하)에서 ‘2·8독립선언 100주년 준비 기억과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2·8독립선언의 역사성과 현재성’을 주제로 발제한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은 “2·8독립선언문은 3·1운동 당시 기미독립선언문 선포를 전후해 가장 먼저 발표된 독립선언문”이라며 “죽을 각오로 혈전을 벌일 것이라는 청년학도들의 비장한 독립의지와 정신을 천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100년 전 청년들이 보여줬던 나라 사랑의 행동과 신앙적 열정을 오늘날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라고 자문하면서 “오늘날 기독교 사회운동단체들의 모습은 좌고우면하며 서성거리는 나약한 모습으로 비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혈전을 선언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끓어오르는 청년이었기 때문”이라며 “청년성을 회복하는 것이 2·8독립정신을 구현하는 방법”이라고 해석했다.

이덕주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2·8독립선언의 내용과 계승 과제’를 발제했다. 이 교수는 “100년 전 감옥에 갇히면서까지 구현하고자 애썼던 기독 청년들의 이상적 가치를 재연해야 한다”며 “자유와 정의 위에 세워지는 평화가 그 가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죄인이 회개하면 하늘에서 큰 기쁨이 된다”며 “회복을 통한 평화운동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하나 됨의 회복과 평화 구현은 38선 넘어 북녘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며 “통일 이후 평양과 의주, 함흥 등 북녘에 있다 없어진 YMCA 지회 복구를 위한 준비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분단과 전쟁, 독재를 경험하지 못해 통일에 둔감한 청소년 세대를 위한 평화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순자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선언문에 명시된 11명 유학생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두었는가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이 든다”며 “선언문을 읽고 휴학 후 국내로 들어와 3·1운동에 영향을 미친 도쿄 유학생들에 대한 연구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YMCA는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와 한국기독교3·1운동100주년위원회, 국가보훈처 등과 함께 ‘2·8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교육·발간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