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회 정보위에 보고
거래소 회원 정보 빼내가
日 5700억 해킹도 개입 정황
대북 제재 효과 나타나
대중 무역적자 역대 최대
올림픽 대비 테러 혐의자 등
3만6000여명 입국 금지
국가정보원은 5일 “북한이 국내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를 해킹해 26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탈취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국내 유명 업체의 백신을 무력화하고, 거래소의 회원 정보도 해킹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570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 해킹 사건도 북한 소행으로 보고 개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현안 보고를 받았다.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북한이 가상화폐 탈취를 위한 해킹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가상화폐 거래소 입사지원서로 위장한 해킹 메일도 거래소에 발송했다고 한다.
북한 권력 서열 2위였던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진행된 총정치국 검열 결과 해임돼 현재 고급 당학교에서 사상교육을 받고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후임은 김정각 전 인민무력성 제1부상으로 파악됐다. 정보위원장인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총정치국 제1부국장 김원홍도 퇴임 및 출당 처벌을 받았고, 부국장 조남진과 염철성도 강등 후 혁명화 교육을 받는 등 간부 다수가 해임 또는 처형됐다”고 말했다. 신임 조직부국장에는 손철주 공군 정치위원, 선전부국장에는 이두성 중장이 각각 임명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북 제재 효과도 확인됐다. 북한의 대(對)중국 무역 적자는 2017년 말 기준 19억6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외화 수입액도 대북 제재 여파로 2016년의 절반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국정원은 내다봤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은 지속적으로 감지됐다. 한국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북한은 지난해 12월부터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병력 1만2000여명, 장비 160여대를 동원해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 각종 미사일이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행장에서는 이동식 발사대 모습도 식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함북 길주군 풍계리 3번 갱도는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이고 영변 원자로도 2년째 정상 가동 중”이라고 했다. 국정원은 또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테러연계 혐의자 등 외국인 3만6000여명의 입국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北, 南거래소 해킹 가상화폐 260억 탈취”
입력 2018-02-05 18:47 수정 2018-02-05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