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현 나고시에서 4일 실시된 시장 선거에서 여권이 추천한 도구치 다케토요(56) 후보가 야권 지원을 받은 이나미네 스스무(72) 현 시장을 꺾고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오키나와현 기노완시에 있는 주일미군 후텐마 비행장을 나고시 헤노코로 이전하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과 이에 반대하는 오나가 다케시 오키나와현 지사의 대리전이었다. 오나가 지사와 오키나와 주민 상당수는 미군이 일본에 반환키로 한 후텐마 기지를 헤노코로 옮기지 말라는, 즉 오키나와에 더 이상 미군기지를 유지하지 말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앙정부가 미는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기지 이전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아베 총리는 5일 “기지 이전은 시민들의 양해를 받아 최고재판소 판결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재판소가 2016년 말 정부 손을 들어줘 지난해 4월부터 헤노코 해안 매립공사가 시작됐다. 다만 다른 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동의가 필요한 상태였다.
도구치 당선자는 유세 때 “이나미네 시장이 미군기지 문제에 매달려 지역경제를 정체시켰다”고 비판하며 “미군 재편 교부금을 받아 시의 진흥을 위해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군 재편 교부금은 미군기지 이전을 수용한 지방자치단체에 정부가 주는 돈이다. 이나미네 시장은 교부금을 안 받아도 지역 발전이 가능하다고 맞섰다.
그러나 민심은 미군기지 반대보다 지역 발전 쪽으로 기울었다. 현지의 44세 남성 회사원은 아사히신문에 “시장이 기지 문제보다는 경제 활성화에 전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주일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전 찬성파 市長 당선
입력 2018-02-05 19:43 수정 2018-02-05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