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세계적인 강호 스웨덴을 맞아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 줬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배영호(사진) 강원 하이원 감독이 4일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 단일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배 감독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단일팀 선수들이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긴장한 탓인지 1피리어드에서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며 “하지만 3피리어드에선 긴장감을 떨치고 제 기량을 펼쳐 보였다. 평창올림픽에서 선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 감독은 단일팀이 1피리어드에서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스웨덴에 3골을 허용한 데 대해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다”며 “아이스하키에서는 1분 사이에 3골이 들어갈 수도 있다. 골을 내주면 작전타임을 불러 경기 분위기를 바꿔 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일팀의 조직력에 대해선 “세라 머리 감독이 남북 선수들을 데리고 테스트를 많이 해 본 것 같다. 한국 여자 대표팀이나 단일팀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배 감독은 아쉬웠던 부분도 지적했다. 그는 “어태킹 존(링크를 삼등분해 상대 팀의 골대가 있는 존)에서 지연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어태킹 존에서 세트 플레이가 좀 더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 수비수를 활용한 공격도 날카롭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단일팀은 1-3으로 뒤져 있던 경기 막판 골리 신소정을 빼고 공격수 한 명을 더 투입하는 극단적인 공격 전술, 즉 골문을 비워두는 ‘엠프티넷(Empty Net) 플레이’를 펼쳤다. 이는 보통 지고 있는 팀이 경기 종료 직전 반전을 노리기 위해 쓰는 마지막 승부수다. 배 감독은 “단일팀은 엠프티넷 플레이를 할 때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런 전술을 다시 쓸 수도 있다. 그땐 허둥대지 말고 전원이 침착하게 공격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일팀은 세계랭킹 5위인 스웨덴을 상대로 선전했다. 확실히 스웨덴은 스케이팅과 슈팅 능력에서 단일팀보다 한 수 위였다. 하지만 단일팀은 체력과 정신력으로 기량 차이를 극복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女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강호 스웨덴 상대로 기대 이상 경기력… 올림픽 선전할 듯”
입력 2018-02-05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