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업 공룡’ 아마존이 제2본사 건립을 위해 도시 간 ‘유치 경쟁’을 벌이게 함으로써 240개 가까운 도시들에 대한 고급 정보를 확보한 것은 물론 홍보 효과도 톡톡히 거두고 있다고 CNN방송이 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9월 제2사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50억 달러(약 5조원) 투자와 일자리 5만개 창출이라는 탐스러운 먹잇감이 던져지자 무려 238개 도시가 유치 신청을 했다. 아마존은 이 중 뉴욕 뉴어크 오스틴 시카고 노던버지니아 몽고메리카운티 애틀랜타 댈러스 보스턴 덴버 내슈빌 롤리 콜럼버스 인디애나폴리스 마이애미 필라델피아 피츠버그 로스앤젤레스 워싱턴DC와 캐나다의 토론토를 우선 고려 대상으로 선정했다.
CNN은 “아마존 제2본사 유치 이면에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의 천재적 전략이 담겨 있다”면서 아마존이 얻은 이익은 크게 2가지라고 지적했다.
우선 아마존은 북미 지역 대도시들에 대해 돈 주고도 사기 힘든 소중한 정보들을 획득했다. 각 도시가 응모 과정에서 인적자원과 도시 내 삶의 질, 교통 접근성, 세제 혜택 등을 자세히 브리핑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으로선 향후 사업전략 수립에 직결될 핵심 데이터를 앉은 자리에서 손에 넣었다.
홍보 효과도 컸다. 앨라배마주 버밍햄은 도시 곳곳에 대규모 아마존 배송상자를 설치해 유치 열망을 어필했다. 캔자스시티 시장은 아마존 거래 상품 1000개를 무작위로 선정해 만점 리뷰를 올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서부극의 도시’ 애리조나주 투손시는 베조스에게 거대 선인장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번 콘테스트의 숨겨진 최대 수확은 아마존에 대한 미국 내 ‘반발심’이 희석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이자 오프라인 소매업계도 집어삼키고 있는 아마존에 대한 미국인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다. 실리콘밸리로 집중되는 부(富)에 대한 질시, 거대 식품체인마저 인수한 아마존이 장래 일종의 ‘빅브라더’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 등이 이유로 지목된다. 베조스가 꺼내 든 제2본사 유치 콘테스트가 이 같은 ‘반(反)아마존 정서’를 대폭 누그러뜨렸다는 평가다.
정건희 기자
정보 얻고 홍보 하고… 아마존의 제2본사 유치전 ‘1석2조’
입력 2018-02-04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