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사진) 자유한국당 대표는 4일 “진주의료원 폐업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MBN 사건도 끝까지 누가 정당한지를 가려보겠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자신의 류여해 전 최고위원 성희롱 의혹을 지난 2일 보도한 MBN에 대해 초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경남지사 재직 시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 민주노총과 1년6개월간 전쟁을 한 일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시 청와대와 국회, 심지어 내가 속했던 새누리당 지도부조차 나를 비난하고 검찰 고발까지 했지만 묵묵히 참고, 옳고 바름을 추구했다”며 “이번 MBN 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언론 환경을 묵과하면 대선 때의 악몽이 지방선거까지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며 “명예훼손 민사소송이 완결될 때까지 MBN과 누가 정당한지 가려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홍 대표가 몹시 화가 나 있다. 지금은 아무도 못 말리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홍 대표의 잇따른 초강경 발언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과 한국당에 비판적인 언론에 대한 견제구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 의원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찬성과 반대가 엇갈린다. 한 의원은 “언론이 한국당을 악의적으로 몰아가며 편향적인 보도를 일삼은 데 대해 의원들의 불만이 상당히 누적된 상태”라며 “홍 대표의 초강경 스탠스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의원은 “홍 대표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겠지만 MBN은 홍 대표 개인의 성희롱 의혹을 보도한 것 아니냐”며 “대표 개인에 대한 의혹 제기와 관련해 당사 출입금지, 의원과 당직자 취재 거부, 전 당원의 시청 거부 운동 등 전방위적 조치를 취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길게 싸워봤자 홍 대표나 한국당에 득이 될 것은 없다”며 “출구전략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당은 오는 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지방선거 공천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홍준표 “진주의료원 폐업처럼 MBN 사건도 끝까지 진위 가릴 것”
입력 2018-02-04 19:33 수정 2018-02-04 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