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 선수단 강릉선수촌 첫 입촌
이승훈 “매스스타트 金메달 자신”
선수들 컨디션 조절용 사이클 챙겨
북한 쇼트트랙 정광범 홀로 훈련
부상 입은 최은성 모습은 안 보여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그동안 힘들었는데 잘하고 싶다.”
우여곡절 끝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서게 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노선영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노선영과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 정재원, 김민석 등 장거리와 팀추월 선수들은 4일 강원도 강릉선수촌에 입촌했다. 선수촌 웰컴센터에서 AD카드 발급 등 행정처리를 마치고 나왔다. 선수들이 가지고 온 각종 짐 가운데 사이클이 눈에 띄었다. 마지막까지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컨디션 조절용 사이클을 챙겨온 것이다.
노선영은 “우리나라에서 하는 올림픽이라 선수촌으로는 편하게 왔다”며 “다만 선수들끼리 아직은 조심스러워서 오는 동안 별 얘기를 나누진 않았다”고 말했다. 굳은 표정 속에서도 노선영은 “제 능력에서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올림픽을 치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노선영은 지난달 23일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가 이후 러시아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음에 따라 극적으로 구제됐다.
이어 모습을 드러낸 이승훈은 “남은 기간 준비 잘하겠다”고 짤막한 소감을 말했다.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와의 매스스타트 맞대결에 대한 질문엔 “저는 너무 좋고 재밌는 경기가 될 거 같다”며 “매스스타트는 자신 있다”고 답했다. 매스스타트 출전 경험이 없는 크라머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출전을 결정, 이승훈과의 진검승부를 앞두고 있다.
입촌을 마친 후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선수들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승훈은 경기장 웜업존에서 사이클을 탔다. 다른 선수들은 인필드에서 가볍게 러닝을 했고 손으로 빙판을 만지며 빙질을 체크하기도 했다. 훈련에 앞서 정재원과 김민석 등은 셀카를 찍으면서 올림픽 무대에 대한 설렘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5일부터 본격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 선수 중 강릉선수촌 입촌 1호는 피겨 페어의 김규은-감강찬조였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쯤 강릉선수촌에 들어왔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감강찬은 “북한 선수들과 함께 올림픽 무대에 서게 돼 더욱 기억에 남을 것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2일 생일을 맞은 염대옥을 위해 화장품을 선물로 준비했다는 김규은은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선영과 이승훈이 입촌을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을 때 강릉 영동대학교 쇼트트랙경기장에서 홀로 훈련을 마친 북한 쇼트트랙 정광범이 선수촌으로 돌아왔다. 정광범과 북측 관계자들은 취재진의 질문과 사진 촬영이 이어지자 옷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썼다. 하지만 손을 흔드는 등 여유도 보여줬다. 이날 정광범은 홀로 윤철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의 지도를 받으며 스타트훈련 등을 진행했다. 지난 2일 부상을 입은 최은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피겨 페어의 염대옥-김주식조도 훈련에 임하며 막바지 구슬땀을 흘렸다.
강릉=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노선영은 어렵게 말했다… “평창행 힘들었지만 좋은 성적 내겠다”
입력 2018-02-04 18:48 수정 2018-02-04 2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