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 교육 ‘말씀’으로 승부해야”

입력 2018-02-02 00:01
‘2018년 청소년·청년 사역자 콘퍼런스’ 참석자들이 1일 서울 마포구 만리재로 신덕성결교회에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신현가 인턴기자

“대부분의 교회에서 일주일 168시간 중 1시간 정도를 다음세대 신앙교육에 씁니다. 1시간 동안 복음을 노출해서 사람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요.”

1일 서울 마포구 만리재로의 신덕성결교회에서 열린 ‘2018년 청소년·청년 사역자 콘퍼런스’에서 강연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총회교육원장 박신웅 목사가 좌중에 던진 질문이다. 박 목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 답하고 “그래서 사역자는 다음세대에 매일 스스로 말씀을 가까이 하는 방법인 큐티(QT)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퍼런스는 다음세대 목회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기성·총회장 신상범 목사) 청소년부가 마련한 자리다. 교회학교 교사와 담당 사역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세상과 차이 나는, 세상에서 가치 있는 청소년·청년 세우기’를 주제로 열렸으며, 박 목사와 문화운동가이자 콘텐츠제작자인 백종범 목사가 강사로 나섰다.

‘묵상 사역 2.0’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박 목사는 최근 교회학교 프로그램이 재미 위주로 편성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교회교육에 있어 가장 큰 위협은 성경 말씀이 거의 없는 재미 위주의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하면서 “사람을 바꾸는 건 결국 말씀이므로 프로그램보다는 성경으로 승부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영어성경 큐티나 성경 본문으로 독해력을 키우는 교회교육과정 등은 성경을 도구화하는 교수법으로 아이를 망치는 지름길”이라며 “성경은 무엇을 배우는 방편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돕는 사랑의 편지이자 영적 양식임을 가르치자”고 말했다.

‘세상 가운데 기독교 문화가 꽃필 때’를 강연한 백종범 목사는 청소년·청년을 대상으로 한 문화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7년간 홍대에서 클럽과 카페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며 ‘홍대 선교사’를 자처하는 그는 “기독교 문화운동의 핵심 키워드는 ‘방향성’”이라며 “하나님은 그리스도인이 각자의 삶에서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기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리스도인이 삶에서 복음을 실천하면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도 이를 보고 그분을 믿게 된다는 것이다.

백 목사는 강연 중 ‘선교적 공동체가 되는 팁’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세상과 동역할 것’ ‘다음세대에 창조적 도전을 허락할 것’ ‘교회와 하나님 나라는 다름을 인정할 것’ ‘예배는 예배와 문화로 이뤄져 있음을 기억할 것’ 등이 담겼다.

백 목사는 “교회는 다음세대를 세상과 분리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거룩하게 구별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삶의 모든 영역을 기독교적으로 보고 해석할 수 있도록 교회가 ‘세계관의 세례’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하나님의 관점을 알 때 자신이 어떻게 살아갈지 배울 수 있으므로 교회가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자”고 제안했다. 이어 “예수를 모르는 이들도 진리와 아름다움, 선한 이야기를 듣길 원한다”며 “그리스도인 모두가 문화 사역자임을 자각하고 일상에서, 직업에서 복음을 보여 기독교 문화를 꽃피우는 주인공이 되자”고 말했다.

글=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