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2017 안전문화대상 받은 단체는 어떤 활동 펼쳤나
현대캐피탈 입사 첫날 소방교육
송신초 ‘안전만화’ 그리기 수업
‘안전 불감증’ 고질 디테일로 극복
여러 차례 타워크레인 추락부터 충북 제천 화재, 경남 밀양 세종병원 참사까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매번 ‘안전불감증’이 지적된다. 사고가 발생하는 기관, 기업, 공사 현장 등을 보면 “일할 시간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안전교육 정도는 얼렁뚱땅 넘어가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전국재해구호협회 배천직 박사는 “안전사고는 사소한 걸 챙기지 못해 피해가 커지곤 한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런 ‘안전 디테일’을 챙긴 단체들을 선정해 지난달 ‘2017 안전문화대상’을 수여했다. 대통령상에는 경기도 평택 송신초등학교, 현대카드·캐피탈, 서울 송파구, 광주 남구, 전남 순천시, 경남교육청 등 6곳이 뽑혔다. 이들은 어떤 ‘디테일’을 살펴가며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을 확보했을까.
◇송신초 ‘안전그림 그리기’=송신초는 재해 발생 때를 대비해 대피 요령이나 대피로를 아이들이 직접 그려보는 ‘안전만화 그리기’를 하고 있다. ‘실제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어 교사의 주입식 교육이나 안전 관련 동영상 시청보다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아이들이 각자 처한 상황에 맞는 재난 대응법을 익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송신초 관계자는 “안전교육은 대부분 학교에서 재난이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해 이뤄지지만 가정이나 학원에 있을 때 발생할 수도 있다”며 “안전그림 그리기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교육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송신초는 매일 5분씩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나침반(‘나’를 지키고 ‘침’착하게 대처하려면 ‘반’드시 익혀야 하는 5분 안전교육)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입사 첫날 소방교육=금융회사가 안전문화대상을 수상한 건 이례적이다. 현대카드·캐피탈은 기업이 안전 관리에서 배제하기 쉬운 건물 내 청소 노동자나 식당 아주머니에게 눈을 돌려 이들의 쉼터에 방독면과 산소호흡기 등을 비치했다. 불투명한 방재문을 열다가 반대쪽에 있는 사람이 다칠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모든 방재문 중간에 투명한 유리를 설치했다. 직장 어린이집엔 갑작스러운 재난 상황 발생 시 아이들이 신속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외부로 연결되는 ‘대피 미끄럼틀’을 만들었다.
업무 비효율을 이유로 안전교육을 생략하는 기업이 많지만, 현대카드·캐피탈은 모든 사원이 입사 첫날 첫 시간에 소방안전교육을 받는다. 안전교육 누적인원은 현재 6만여명, 교육 누적시간은 18만1452시간에 이른다. 사옥에서 함께 일하는 협력업체 직원도 의무 안전교육과 재난대응훈련 대상에 포함돼 있다. 현대카드·캐피탈 관계자는 “안전 교육이 업무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인식이 많지만 직원 안전은 기업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안전문화대상을 받은 뒤 페이스북에 “그동안 받았던 상 중 가장 뜻 깊은 상”이라고 적었다.
◇송파구 ‘얼음조끼’ 지급=송파구는 지난여름 폐지 줍는 노인 148명에게 얼음조끼 150개와 얼음주머니 300개를 지급했다. 폭염에도 생계를 위해 폐지를 줍다 쓰러지는 노인이 생기자 예방책을 마련한 것이다.
송파구는 폐지 줍는 어르신들에게 수레에 붙일 야광띠를 지급해 밤에 수레를 끌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했다. 어린이 안전을 위해선 안전체험관 프로그램, 안전체험 캠프, 안전일기장 등의 교육을 진행했고, 스쿨존 전역에 LED 표지판을 설치해 학교 앞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애썼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매일 5분씩 ‘나침반’ 캠페인 어때요?
입력 2018-02-0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