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핵미사일 곧 美본토 위협… 北만큼 잔인한 독재국 없다”

입력 2018-01-31 22:27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새해 첫 국정연설을 갖고 “어떤 정권도 북한보다 더 잔인하게 자국민을 탄압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의 무모한 핵무기 추구가 미 본토를 곧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하원 합동연설을 통해 연두교서(年頭敎書·State of the Union)를 발표하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압박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경험은 안주하고 양보할수록 침략과 도발을 불러들일 뿐이라는 것을 가르쳐줬다”면서 “나는 우리를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던 과거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런 발언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대북 압박과 제재를 강화하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열흘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올림픽을 통해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길 희망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방청석에 앉은 탈북자 지성호씨와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를 가리키며 “우리를 위협하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증인들”이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불공정한 무역협정을 고칠 때가 됐다”며 “지금부터는 무역 관계가 공정하고 호혜적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나쁜 무역협정을 고치고 새 협정들을 협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미국 노동자와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보호무역 정책을 강조한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 협상 과정에서 강력한 통상 압박이 예상된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