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진천 공장 르포
설 대목엔 1000억 매출
로봇팔 선물세트 조립
직원이 점검… 고기 선별도
2주 앞으로 다가온 설, 어떤 선물을 준비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때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은 선물로 ‘스팸’이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추석 스팸 선물세트는 가공식품 선물세트 시장에서 28.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설 명절에만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스팸 생산 공장은 주말에도 돌아가고 있다.
지난 29일 찾은 충북 진천의 CJ제일제당 선물세트 생산 현장은 로봇과 사람 모두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로봇 팔이 스팸 설 선물세트 포장 종이를 접고 스팸을 담으면 직원들이 스팸이 상자에 제대로 담겼는지 확인하고 내보낸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델타로봇’은 스팸을 진공으로 빨아들여서 잡은 뒤 상자에 넣는 역할을 한다. 하루 평균 생산되는 스팸 선물세트는 3만5000개에 달한다.
선물세트는 보통 명절 4∼5개월 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다. 올해 명절 선물세트는 지난해 10월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선물세트는 2년을 주기로 포장 방식이나 구성품이 바뀐다. 스팸만 담긴 선물세트도 있지만 인기가 많은 풍미유인 파기름, 마늘생강기름을 넣기도 한다. 명절 선물세트만 생산하는데도 공장은 1년 내내 가동된다.
스팸이 설 선물세트로 각광받는 건 꼼꼼한 품질 관리 덕이다. 스팸 생산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두건을 쓰고 머리망, 위생모, 장갑, 마스크를 착용한 뒤 상하 일체형 방진복을 입어야 한다. 이후에도 손 세척, 소독, 건조, 에어샤워 절차를 통과해야 작업장에 들어갈 수 있다.
작업장에 들어서자 직원들이 돼지고기의 털을 제거하는 등 고기를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고기는 3㎜로 다져 소금, 물 등 부재료와 섞인다. 숙성을 마친 고기는 캔에 밀봉된 뒤 110도 이상 고온에서 1시간 이상 열처리를 거친다. 포장을 한 후 규격검사를 마치고 나서야 한 캔의 스팸이 탄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팸은 연간 1억캔 이상 생산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31일 “이번 설에 1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며 “직원들 모두가 생산라인이 멈추는 순간까지 긴장하며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로봇팔·직원 합작… 스팸 하루에 3만5000개 쏟아내
입력 2018-02-01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