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인 A씨와 B씨는 2012년부터 나쁜 짓을 하기 시작했다. 결혼을 해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둘은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나눠 추돌사고를 반복적으로 냈다. 동생이 형의 차를 뒤에서 들이받는가 하면, 형이 제수가 운전하는 차를 추돌하기도 했다. 늘 차에는 배우자와 자녀들이 타고 있었다. 탑승자 전원이 합의금을 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형제는 2016년 11월까지 18번의 고의사고를 내고 보험금 1억원을 챙겼다.
금융감독원은 관계형 분석(SNA) 기법을 도입해 기획조사를 한 결과,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자동차보험사기를 저지른 혐의자 100명(22개 공모조직)을 적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이 타낸 보험금은 14억원에 이른다.
이번에 덜미를 잡힌 보험사기의 특징은 ‘조직적 공모’다. 특히 운전·정비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여럿 적발됐다. 친구 사이 등으로 얽힌 대리운전기사 11명은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번갈아 하면서 고의로 사고 32건을 내고 보험금 6000만원을 편취했다. 정비업체 대표가 고가의 외제차 등 차량 8대를 이용해 19건의 사고를 유발하고 1억100만원에 이르는 보험금을 타내기도 했다. 또 이들은 척추염좌, 단순 타박상 등 가벼운 부상을 입고도 입원이나 통원치료를 하면서 보험금을 챙겼다.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장상훈 실장은 “적발된 보험사기 혐의자 100명을 경찰에 통보했다”며 “전문브로커와 자동차 주인의 공모 등 조직·지능형 보험사기 조사와 적발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가족끼리 고의사고… ‘車보험사기’ 100명 적발
입력 2018-01-31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