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소망 간직하고 남은 자들 신앙 되새기는 안식처

입력 2018-02-02 00:00
에덴낙원 부활교회와 부활소망가든 전경. 예수님의 두 손을 형상화한 작품 아래의 유수시설을 통해 화장한 고인의 유골을 뿌려 안장한다. 부활교회 지하 1,2층에는 최신식 봉안당 부활소망안식처가 있다. 에덴낙원 제공
에덴낙원의 부대시설은 건축가 최시영 리빙엑시스 대표의 설계로 모두 탄생됐다. 부활교회 내부(왼쪽 사진)와 카페 ‘라파’. 에덴낙원 제공
평온하고 깨끗한 분위기의 봉안시설 내부. 에덴낙원 제공
에덴낙원 전경. 에덴낙원 제공
기독교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다. 천국을 소망하고 영생을 기약하는 새로운 출발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의 장례는 눈물 대신 ‘천국환송예배’를 드리며 산 자와 죽은 자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이렇듯 기독교 장례가 세상과 뚜렷이 구별돼야 한다는 인식 아래 교단 연합으로 건립된 곳이 있다. (재)에덴낙원선교회(이사장 곽요셉 목사)가 조성한 ‘에덴낙원’이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서이천로에 세워진 에덴낙원은 3만3000㎡(1만평) 규모로 교회 장례 및 안장시설, 호텔과 연회시설, 식당, 공원, 산책로 등 방대한 시설을 갖춰 그 규모에 모두들 놀라게 된다.

국내 최초로 조성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큰 이 장묘시설은 방문자마다 “기독교 장례문화를 바꾸는 획기적인 장소”라고 입을 모은다. 내부 시설과 최신식 운영시스템도 놀랍지만 내부 곳곳을 신앙적 의미를 함축해 설계했기 때문이다. 여기다 오랜 기간 전문가들의 손길에 의해 탄생한 예술적 공간으로서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하는 곳

“에덴낙원은 천국을 준비하는 성도들, 산 자의 일상이 함께 있는 공간입니다. 죽음의 장소가 어둡고 슬픈 곳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음을 알리는 곳입니다. 동시에 고인을 기억하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친밀하게 교제하는 구별된 공간으로 만들고자 오랫동안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곽요셉 이사장은 “여기는 모든 세대가 함께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름다운 교제와 회복이 있는 곳”이라며 “한마디로 ‘어둠에서 빛으로’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에덴낙원은 어느 특정 교회가 주인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공유해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에덴낙원에는 다른 장례시설과 명확하게 구별되는 3가지 시설이 있다. 먼저 예배와 기도하는 곳인 ‘부활교회’와 교회 안에 갖춰진 봉안당(납골당) 시설인 ‘부활소망 안식처’, 교회 앞뜰에 마련된 유수(流水)식 자연장(自然葬) ‘부활소망가든’이다.

부활교회는 장례예식이 집례 되는 곳이자 누구나 묵상하며 기도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되고 있다. 특별하게 인테리어 된 내부구조는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고 유리벽을 통해 바깥의 꽃과 풀을 언제나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부활교회에서 한 층 내려오면 어디서나 외부의 밝은 빛이 들어오는 최신식 봉안당 부활소망안식처가 있다. 총 26개 홀로 구성된 봉안당 내부는 밝은 조명과 평온한 분위기가 눈길을 끈다. 천연대리석과 브론즈로 된 커버에 고인이 평소 즐겨 묵상하던 성경말씀이나 찬송가 가사를 새겨 신앙의 유산을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입구에는 터치스크린이 설치돼 안식처에 모셔진 고인과 가족사진 등을 보며 고인의 삶과 신앙을 추억하고 추모할 수 있다.

교회 안뜰의 ‘부활소망가든’은 예수님의 두 손을 형상화한 큰 조형작품 아래 청결한 유수시설을 통해 화장한 고인의 유골을 뿌려(산골) 안장하는 곳이다. 주변은 푸른 잔디와 고요한 연못 주위로 측백나무가 둘러싸여 있어 고요하면서도 엄숙한 느낌을 준다. 예수님의 기도하는 손 사이로 비치는 십자가는 삶과 죽음, 영생과 복음을 묵상하게 만든다.

“중보기도하시는 예수님의 손과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성도의 죽음을 귀하게 보신다(시편 116장 15절)’고 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실제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남은 자들이 신앙을 되새기는 기회의 장소가 될 것입니다.”

곽 이사장은 “죽음의 공간을 부활체에 합당한 밝은 안식처로 변화시키고자 자연과 어울리는 친환경 설계에 포커스를 맞췄다”며 “많은 교계 인사들이 찾아와 격려와 함께 직접 신청도 하고 교회별 협약도 맺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국 향한 소망의 장소

에덴낙원은 봉안시설과 함께 쉼과 교제, 휴식 공간으로서의 기능에도 정성을 쏟았다. 바로 에덴파라다이스 호텔와 에덴가든이다. 특급호텔 시설을 갖춘 호텔은 총 73개 객실로 고인을 추모하는 날이나 명절 때 각처에 흩어진 가족들이 함께 모일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호텔 전문인력이 상주해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라이브러리 카페 ‘라파’와 유명 이탈리아 식당 ‘세상의 모든 아침’도 들어와 있다. 호텔 앞 1만㎡(3000평) 규모로 조성된 에덴가든에는 야외 티하우스 ‘에덴’과 글라스하우스가 들어서 있다. 유가족들을 위한 소모임실도 있으며, 최신 설비를 갖춘 다목적실은 세미나나 연회 장소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모든 시설은 에덴낙원 회원이라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에덴낙원 전체를 설계한 사람은 유명한 건축가인 최시영 리빙엑시스 대표다. 최 대표는 “그동안 우리의 장묘문화는 돌아가신 뒤 급하게 모시고, 기일이나 명절에 찾아가 자주 못 오는 것을 죄송해하곤 했다”며 “산 자를 위한 봉안시설, 에덴낙원을 짓기 위해 숱한 고정관념과 싸워야 했지만 이젠 모두들 이곳을 인정해 주시니 보람이 크다”고 했다.

“주변에서 납골당 호텔과 식당, 카페라고 거부감을 가졌는데 막상 와 보니 유럽에 와 있는 것 같다고들 합니다. 어두운 이미지를 연상했다가 화사한 정원과 고급스러운 시설을 만나 놀라는 것 같아요. 이곳은 새로운 기독 장묘문화를 펼치고자 동분서주한 곽 이사장님의 오랜 열정과 자연친화적 정원설계가 만나 만들어진 아주 특별한 공간입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바쁜 일상에서 쉼을 추구하는데 바로 이곳에서 ‘죽음’을 바라보며 진정한 안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오랜 기간 정원을 연구하고 또 직접 가꾸면서 자연이 주는 색, 녹색을 에덴낙원의 모든 설계에 적용했다”고 소개했다.

초교파로 운영, 모든 시설 이용 가능

현재 에덴낙원에 150여 교회가 회원으로 가입해 부활소망가든을 교회 장지로 이용하고 있다. 에덴낙원선교회 이사진은 고명진 김학중 배성식 백광진 조건희 목사 등 6개 교단 초교파 목회자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에덴낙원은 교통이 아주 편리합니다.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에서 에덴낙원까지 3㎞로 5분 안팎이면 도착합니다. 영동고속도로 덕평IC에서는 6㎞로 10분 거리고 신둔역이나 이천역에서는 차로 15분 만에 닿습니다.”

에덴낙원 박인조 감사는 “교회가 에덴낙원 가입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회원으로 인정받아 유수식 자연장 시설과 부활소망가든을 언제든 이용하고 교회장지로도 명명할 수 있다”며 “회원교회는 소속교회 성도를 부활소망가든에 안치할 경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 다양한 행사시 혜택과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덴낙원에 대한 문의는 전화나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된다.

이천=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