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기습 폭설… 퇴근길 ‘엉금엉금’

입력 2018-01-30 21:27
전국 대부분 지역에 내려진 한파특보가 해제된 30일 서울 여의도에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퇴근길 갑자기 쏟아진 눈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서영희 기자

30일 오후 수도권에 기습적으로 많은 눈이 쏟아져 퇴근길에 혼잡을 빚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적설량은 서울 3.0㎝, 인천 1.6㎝, 경기도 남양주 4.0㎝, 구리 2.2㎝, 과천 1.2㎝, 의정부 0.5㎝였다. 강원영서 지역은 밤사이 눈이 계속 내리면서 1㎝의 눈이 쌓일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은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눈 구름대가 바람을 따라 움직이면서 수도권에 눈이 집중적으로 내렸다고 분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날까지만 해도 이 구름이 한반도에 오래 머무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며 “바람이 특정 고도에서만 강하게 불면서 구름이 말렸고, 이에 구름대가 두꺼워진 탓에 오래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전날 ‘눈발이 흩날리는 수준’으로 예보했다.

기습 폭설에 퇴근길 시민들이 심한 불편을 겪었다. 눈이 도로에 쌓이면서 차량들이 거북이걸음을 해 주요 도로에서는 극심한 교통 정체가 나타났다. 한남대로를 이용해 퇴근한 김모(28)씨는 “평소 1시간 거리인데 배 정도 걸린 것 같다”며 “길이 미끄러워 불안했다”고 말했다. 지하철을 탄 이모(29)씨도 “눈 때문인지 지하철에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고 했다.

기상청은 쌓인 눈이 31일 아침까지는 대부분 녹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이 올라가고 있어 쌓인 눈이 오래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며 “출근길에 주요 도로는 녹지만 이면도로나 골목길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