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 스타일’이 ‘강남 스타일’만큼 유망하다.”
지난 25일 인터뷰에서 이성(62·사진) 서울 구로구청장은 이렇게 말했다. ‘범죄도시’ ‘변방’ 이미지가 강한 가리봉동을 강남과 나란히 놓았다.
“가리봉만큼 독특한 곳이 없다. 가리봉만큼 경쟁력 있는 네이밍이나 이미지가 없다. 이름만으로도 단번에 주목을 끌어낸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느릿느릿 얘기하지만 누구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리봉에는 우리가 잃어버린 과거, 공단 시절의 추억, 고속발전 시대의 기억이 있다. 또 구로디지털단지라는 첨단산업이 있고, 외국인 밀집 거주지로서 다문화가 있다. 가리봉에는 과거와 미래가 공존한다.”
가리봉동에는 현재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구청장은 가리봉의 역사와 다양성을 자산으로 ‘가리봉 예술마을’ ‘가리봉 루트’ ‘가리봉 문화의 거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가리봉 봉제’ ‘가리봉 패션’ 등도 개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가리봉 스타일’이 뜰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서 30년 가까이 공무원 생활을 한 이 구청장은 2010년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선거에 뛰어들어 역전극을 연출했다. 2014년 재선 때는 서울시 민주당 구청장 중 가장 높은 60.8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의 임기 중 일어난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대학 진학률이다. 구로구 학생들의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합격률이 2012년 17.1%에서 2017년 33.7%로 높아졌다. 5년 만에 배로 뛴 것이다.
이 구청장은 “자녀교육 문제로 이사를 떠나는 문제를 그대로 둔다면 행정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매년 100억원 이상을 교육에 투입했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학교와 학생들을 지원했다”고 했다. 대안학교를 설치했고, 학습지원센터도 운영했다. 매년 200명씩 장학금도 줬다. 그는 “예전에는 아이가 공부 좀 하면 다른 동네로 이사 갔는데 요즘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일찌감치 3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 구청장”이라면서 “내가 나약하고 인정에 휘둘리는 편이다. 카리스마도 없다. 이런 성격이 정치인으로서는 약점일 텐데 구청장을 하는 데는 장점이 된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신년 초대석]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 ‘우범’ 이미지 가리봉동 도시재생사업으로 뜬다
입력 2018-01-30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