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러시아 도핑 지시했다”

입력 2018-01-30 18:33

내부 고발자 로드첸코프 인터뷰
“장관에게 보고받았다고 확신”

러시아 도핑 스캔들의 내부 고발자로 잘 알려진 그리고리 로드첸코프가 “러시아의 조직적인 도핑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드첸코프는 29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특별한 임무를 러시아연방보안국(FSB)에 시킬 수 있는 것은 대통령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도핑 사태의 전모와 관련해 당시 체육부 장관이던 비탈리 무트코 체육담당 부총리로부터 꾸준히 보고받았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최소한 도핑을 알면서 묵인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도핑 스캔들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산하 모스크바 시험실 소장을 지낸 로드첸코프의 폭로로 시작됐다. 그는 소치올림픽 이듬해인 2015년 알렉세이 벨리코드니 러시아 국가대표 선수촌장에게 이메일을 통해 도핑을 들킬 우려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자신의 문제제기가 묵살된 데 이어 RUSADA 임원들이 잇달아 돌연사하자 생명의 위협을 느낀 그는 2016년 5월 미국으로 망명했다.

로드첸코프는 이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체육부가 수년간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을 제공했다”며 “FSB 요원들이 선수들의 소변 샘플을 약물 복용 전 샘플과 바꿔치기 하는 방식으로 도핑 검사를 피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이 믿을 만하다고 본 반도핑기구(WADA)는 조사 끝에 러시아 정부 차원의 도핑을 확인하는 맥라렌 리포트를 발간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도핑 스캔들에 대해 “미국이 러시아 대선(오는 3월)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꾸민 일”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