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첫 투표율 51%로 양호
이듬해 19살엔 33%로 급락
정치에 대한 관심 유지 안돼
일본에서 2016년 선거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낮췄을 때만 해도 많은 젊은이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고 고령자 위주로 흐르던 정치도 바뀔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시행 첫해 반짝했던 효과는 1년도 채 지속되지 못했다고 30일 NHK방송이 전했다.
18세 선거권이 도입된 2016년 7월에 참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이때 18세의 투표율은 51.28%, 19세는 42.30%였다. 전체 투표율 54.70%에는 못 미쳤으나 20대 투표율이 30%대였음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서는 18세 투표율이 47.87%, 19세가 33.25%로 각각 전년 대비 3.41%, 9.05% 포인트 떨어졌다. 19세 투표율이 특히 심각하다. 이들은 직전 연도 참의원 선거 때 18세로 처음 선거권을 쥐었던 유권자인데, 1년 새 투표율이 51.28%에서 33.25%로 급락한 것이다. 생전 처음 투표를 하고도 선거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식어버렸다는 뜻이다.
참의원 선거 때 투표하고 중의원 선거엔 참여하지 않았다는 도요대 재학생(20)은 “고교 3학년 때(2016년)는 교실마다 선거 포스터가 붙어 있고 투표 얘기가 많이 화제에 올랐지만, 대학생이 되니 ‘선거하러 가자’는 얘기도 없고 정당이나 후보자도 자세히 몰라서 투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학생처럼 19세 때 투표하지 않은 이들 사이에선 “사회경험이 적어 정당 및 후보자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 “승패가 어느 정도 보이면 투표할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016년 선거 때는 각 학교가 모의투표를 비롯한 선거 관련 교육을 열심히 했던 반면, 지난해 선거는 갑자기 치러지는 바람에 선거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측면도 있다.
후지이 고 메이지대 특임교수는 “모의투표 같은 선거 교육은 일시적으로 투표율을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오래가지 못한다”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힘을 갖추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월드 트렌드] ‘18세 선거권’ 도입한 日… 1년 만에 관심 시들
입력 2018-01-3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