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석 규모 해오름극장
45년 만에 대대적 리모델링
내달 11일엔 北 예술단 공연
창극·무용·국악관현악단
실험적 작품 준비 등 새 도전
소프트웨어에도 큰 변화 예고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국립극장의 ‘하드웨어’(시설)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작품)에도 색다른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먼저 하드웨어 변화가 눈길을 끈다. 국립극장에서 가장 큰 해오름극장은 1500석 규모다. 완공 45년 만에 대대적 개보수가 진행된다. 당초 해오름은 이달 리모델링 공사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3월로 공사가 미뤄진 상황이다. 다음 달 11일에는 북한 예술단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해오름에서 공연을 펼칠 계획. 국립극장 관계자는 30일 “사업비 증액으로 행정 절차가 늦어지면서 시공 업체 입찰도 미뤄졌다”라고 설명했다. 국립극장은 올해 지하 주차장 신설 공사도 추진한다. 지상 주차장만 있던 터라 주차장을 확대하기 위해 지하를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공연 전후 주차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작품도 달라진다.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올해 신작을 가득 꾸려놓고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립창극단은 다음 달 28일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소녀가’를 올린다. 소리꾼 이자람이 실험적 작품을 들고 나와 첫 창극 연출에 도전하는 것이다. 배우 한 명이 연주자 세 명과 함께 무대에 선다. 이런 형식은 기존 창극의 형식과는 다른 것으로 창극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심청가’도 찾아온다. 창극단은 판소리 현대화를 목표로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수궁가 춘향가 적벽가 흥보가를 선보였다. 심청가만 남은 상황이다. 손진책 연출가는 이 작품을 4월 25일부터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꾸민다.
국립무용단은 3월 15일부터 달오름극장에서 ‘넥스트 스텝’ 기획으로 색다른 도전을 한다. 젊은 안무가를 육성해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한국무용계의 고질적 문제인 안무가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내부 심사를 거쳐 선정된 정소연 김병조 이재화 무용수가 안무한 30분 분량의 작품을 내보인다. 5월 10일부터는 LG아트센터에서 ‘맨 메이드’ 기획을 올린다. 팬들을 몰고 다니는 현대무용 안무가 신창호가 무용단을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작품은 ‘인간’과 ‘인간이 만든 매체’가 서로 공감한다는 주제로 현대적 감정 이입은 무엇인지를 무용수의 움직임을 통해 전할 예정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젊은 작곡가들이 3월 23일부터 달오름에서 음악 창작 실험을 하는 ‘리컴포즈X상주작곡가’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20대 서양음악 작곡가 니키 손과 30대 국악 작곡가 김보현이 각각 경상도 민요 ‘울산아가씨’와 ‘수룡음’으로 창작음악을 준비한다. 새로운 상주작곡가로 선정된 강은구 최지혜의 연구 결실을 만날 수 있는 무대도 펼쳐진다. 4월 13일부터는 같은 극장에서 ‘모던 국악 기행’으로 강원도와 영남 등 지역 음악을 살펴본다. 5월 2일부터는 하늘극장에서 친숙한 동요를 엮은 어린이 음악회 ‘엔통이의 동요나라’, 6월 1일부터는 예술의전당에서 지휘자 박범훈의 ‘베스트 컬렉션 Ⅳ-박범훈’도 선보인다.
국립극장장은 지난해 9월 안호상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장이 물러나면서 공석인 상태다. 안 전 극장장이 2012년부터 극장을 장기간 이끌어온 터라 신임 극장장이 부임하면 상반기까지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서 하반기부터는 다른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새 옷 입고 신작 릴레이… 달라지는 국립극장
입력 2018-01-31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