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의혹’ 이중근 또 檢 불출석 “생일이니 소환 미뤄주면 좋겠다”

입력 2018-01-30 18:51 수정 2018-01-30 22:56

거액의 비자금 조성 및 세금 탈루 혐의를 받는 이중근(77·사진) 부영그룹 회장이 30일 검찰의 두 번째 출석 요구에도 불응했다. 검찰의 1차 소환 통보 당시 건강이 안 좋다고 했던 이 회장은 이번엔 자신의 생일까지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그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나타나지 않았다. 이 회장 측은 변호인을 통해 ‘생일이라 출석을 미뤄주면 좋겠다’는 입장을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당한 출석 연기 사유가 아니라며 예정대로 출석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변호인에게 “정치인도 아니면서 왜 3차 소환까지 하게 하느냐”며 유감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측이 한 발 물러서 오후 3시까지 출석하겠다고 했으나 검찰은 이 경우 조사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고 판단, 이 회장 측에 31일 오전 9시에 출석하라고 다시 통보했다.

검찰은 “계속 이러면 법대로 할 수밖에 없다”며 체포영장을 발부 받는 방안도 시사했다. 부영 측은 “이 회장 생일인 건 맞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부득이하게 나가지 못한 것”이라며 “31일엔 꼭 출석하겠다”고 해명했다.

검찰의 주요 수사 대상자가 ‘아프다’며 소환에 불응하거나 연기를 요청하는 일은 종종 있었다. 이상득 전 의원도 건강상 이유로 한 차례 소환 일정을 늦췄다가 두 번째 소환 통보를 받은 뒤 구급차를 타고 검찰에 출석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로 춘천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도 같은 이유로 소환에 불응하다 세 번째 통보 만에 출석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