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정연설 ‘방청대결’… 이민범죄 희생자 vs 추방위기 이민자

입력 2018-01-31 05: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 첫 국정연설을 하는 의회 본회의장에 이민자 출신 갱단에 가족을 잃은 이들과 감세 수혜자 등을 초대해 자신의 정책기조를 홍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추방 위기에 놓인 이민자 청년을 초청하는 것으로 맞불을 놓기로 했다. 연설은 한국시간으로 31일 오전 11시(현지시간 30일 오후 9시)에 시작된다.

백악관은 29일(현지시간)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가 15명의 초청객과 함께 본회의장에서 국정연설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청된 사람은 2016년 뉴욕에서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로 구성된 갱단 MS-13에 각각 딸을 잃은 두 쌍의 부모가 포함됐다. 이민제한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MS-13의 파괴적 성향과 불법 이민과의 관계를 자주 언급해 왔다.

또 감세정책으로 생긴 여윳돈을 저축해 딸의 교육비로 쓰기로 한 코리 애덤스를 초대했다.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에 중독된 부부의 아이를 입양한 경찰관 라이언 홀츠도 참석한다. 멜라니아는 지난해 10월 “오피오이드 중독 위기와 싸우겠다”고 말한 바 있다.

얼 블룸노어를 비롯한 민주당 하원의원 10여명은 국정연설을 보이콧하기로 했다. 블룸노어는 이달 초 트위터에 불참 의사와 함께 자신의 자리에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으로 보호받고 있는 주민을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여성 의원 상당수는 성범죄 피해 고발운동 ‘미투(Me too)’ 지지의 뜻으로 검은색 옷을 입기로 했다. 민주당은 국정연설에 대한 당의 공식 입장을 밝힐 인물로 고(故) 로버트 케네디 법무장관의 손자 조 케네디 3세(매사추세츠)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