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오는 3월 9일부터 열릴 평창 동계패럴림픽에 러시아 선수들의 개별 참가를 허용키로 하면서 일부 국가가 강력 반발하는 등 시작 전부터 잡음이 생기고 있다.
프리드헬름 율리우스 보이쉬어 독일패럴림픽위원회(DBS) 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패럴림픽 참가를 허용하는 것은 ‘깨끗한 선수’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IPC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IPC가 도핑을 배척한다는 기조에서 벗어나 실망했다”며 “IPC가 (러시아로부터) 외압을 받은 것”이라고까지 했다.
러시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뿐만 아니라 동계패럴림픽에서도 자국 선수들에게 조직적으로 약물을 투입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IPC는 러시아 패럴림픽위원회의 자격을 완전히 정지시켰다. 러시아 선수들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패럴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앞서 리우 하계올림픽에 러시아의 출전을 허용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결정과 상반됐다. 이 때문에 이번 평창패럴림픽에 러시아 선수들은 참가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앤드루 파슨스 IPC 위원장은 전날 “러시아는 국가 차원에서 평창패럴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면서도 “일부 종목에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은 허용한다”고 밝혔다. IOC가 러시아에 내린 제재와 비슷한 수준이다.
러시아는 소치 동계패럴림픽에 69명의 선수가 참가해 금메달 30개, 은메달 28개, 동메달 22개로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최강국인 러시아가 평창패럴림픽에 출전하지 않을 경우 대회의 흥행은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IPC가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전격 허가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금메달 9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개로 종합 2위를 기록했다.
독일 측에서 강도 높은 비난이 나오자 파슨스 IPC 위원장은 “평창패럴림픽에 참가 자격을 얻는 러시아 선수들은 다른 국가 선수들만큼이나 깨끗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선수들에게만 참가 자격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獨 “러 참가는 깨끗한 선수들에 대한 모욕” 이번엔 패럴림픽 분란
입력 2018-01-30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