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실용화재단 류갑희 이사장 “농업은 돈이 안 된다고요?”

입력 2018-01-30 20:28

“농업은 돈이 안 된다는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류갑희(사진) 이사장은 30일 전북 익산 재단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농업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류 이사장은 “농식품 특허기술 사업화와 수출 및 창업 지원으로 잘사는 농촌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에코맘의 산골이유식’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지리산 자락 인근 경남 하동이 고향인 에코맘 오천호 사장은 고향으로 돌아온 귀농인이었다. 그는 청정자연 고향의 특성을 어떻게 사업화할지 고민하면서 실용화재단을 찾았다. 오 사장은 신선하고 안전한 지역농산물로 만든 이유식 등 유아용 식품을 만드는 아이템을 갖고 있었지만 이를 상용화할 조직이나 자금이 없었다. 실용화재단은 투자유치 지원사업을 통해 초기 사업자금 5억원을 지원해줬다. 투자뿐 아니라 식재료 시험분석을 도와줬고 경영컨설팅도 해줬다.

과일 또는 채소를 첨가한 발효 쌀죽과 관련한 기술도 무상으로 이전해줬고,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입점하는데도 도움을 줬다. 이렇게 성장한 에코맘은 창업 3년 만에 누적매출액 6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만 새로운 일자리를 15개를 만들었다.

재단이 농업 사업화 도우미를 자청하는 이유는 뭘까. 류 이사장은 시너지효과라고 강조한다. 그는 “에코맘의 성공으로 지역 농업인들은 계약재배에 따른 안정적 판로를 확보했고, 산업체는 신규 일자리를 제공했다”면서 “국가 경제를 놓고 봐도 국산 쌀 소비 촉진 등 6차 산업이 활성화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농업실용화재단은 농생명 특허기술 산업화, 벤처창업 지원, 우수품종 농기자재 생산 및 보급 등 농업과학기술 실용화와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류 이사장은 농촌진흥청을 시작으로 40년 동안 잘사는 농촌을 위한 외길을 걸어왔다. 오는 9월 퇴임을 앞두고 있는 류 이사장은 “한 해 재단에서 무상으로 지원하는 금액만 120억원”이라며 “직원들에게 지원금 나눠준다고 갑질하지 말고 국민이 주인인 만큼 섬기는 마음으로 일을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