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여성 민병대원, 터키 자폭 공격… 더 꼬이는 시리아 내전

입력 2018-01-29 19:05
유엔난민기구(UNHCR) 홍보대사 앤젤리나 졸리가 28일(현지시간) 요르단 북서부 마프라크의 자타리 시리아난민수용소에서 난민 어린이와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시리아 쿠르드 여성 민병대원이 터키군에 자폭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감행했다. 최근 공세를 강화한 터키군과 쿠르드 민병대 간 교전 양상이 한층 거칠어질 것으로 보인다.

쿠르드 민병대 소속 여성수비대(YPJ)는 2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영웅 아베스타가 (터키군) 탱크를 공격해 함께 산화했다”며 “쿠르드 자유 여성의 모델”이라고 치켜세웠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YPJ는 폭탄 공격을 벌인 대원이 ‘아베스타 하부르’라는 가명을 쓰는 20세 줄루 헤모(20)라고 밝혔다.

NYT는 이번 공격이 계획된 작전이라면 쿠르드 민병대가 시리아에서 터키군을 상대로 벌인 첫 자폭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영국 소재 시리아인권관측소 측은 헤모가 탱크 포탑에 수류탄을 던져 터키 군인 2명이 숨졌다며 의도한 자폭 공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YPJ는 성명에서 자살폭탄 공격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지만 쿠르드 매체들은 헤모를 ‘자폭요원’으로 부르고 있다. 이들 매체는 헤모가 터키군 탱크에 맞설 때 폭탄을 감고 있었다고 묘사했다. 친쿠르드 뉴스통신사 피라트는 헤모가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의 헤마메 마을에서 적군인 터키군 탱크 대열 뒤쪽으로 침투해 몸에 감고 있던 폭탄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여성 지휘관이 이끄는 YPJ는 시리아 북부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을 벌인 시리아민주군(SDF) 주력 부대로 미군의 핵심 동맹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터키군을 겨냥한 YPJ 대원의 자폭 공격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일원인 터키와 미국 간 긴장을 더 팽팽하게 만들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