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미술계 안팎에서 최고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전시는 단연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이다.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는 연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현대미술의 거인으로 통하는 자코메티의 회고전이 열린 건 처음인 만큼 전시를 둘러싼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특별전을 주관하는 코바나컨텐츠에 따르면 전시가 시작된 지난달 21일 이후 최근까지 특별전을 찾은 명사는 한두 명이 아니었다.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이상봉 패션 디자이너 등이 전시장을 찾아 자코메티의 걸작선을 관람했다.
연예인들의 관람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가수 김수철 이승환, 배우 최불암 박신양 김민선 등이 혹한의 추위에도 특별전 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국민일보가 지난 9일 개최한 개막식엔 정·관계 인사가 대거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개막식엔 김동연 경제부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등이 참석했었다.
아직 전시장을 찾진 않았지만 이번 특별전에 기대감을 드러낸 유명인도 많다. 한류스타 이영애가 대표적이다. 특별전이 열리기 전인 지난해 11월 26일 페이스북에는 이영애가 특별전 팸플릿을 들고 포즈를 취한 사진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해당 게시물엔 ‘배우 이영애씨가 추천하는 오랜만에 볼 만한 전시’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특별전 주관사인 코바나컨텐츠는 최근 3년간 ‘마크 로스코 전’(2015)과 ‘르 코르뷔지에 전’(2016∼2017)을 잇달아 성공시켜 화제가 된 문화예술기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이 전시를 꼭 봐야 한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며 “마크 로스코 전이나 르 코르뷔지에 전처럼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전시장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관람객들이 온라인에 올린 관람 후기는 호평 일색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자코메티 전’만 검색해 봐도 알 수 있다. 한 네티즌은 특별전 관련 한 게시판에 “많은 미술 작품을 관람했지만 최고의 전시였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전시였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특별전이 관람객에게 얼마나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지는 전시장을 찾으면 금방 실감할 수 있다. 전시장 출구에 마련된 대형 게시판을 통해서다. 게시판에는 수백 장의 종이가 붙어 있는데, 여기엔 특별전을 먼저 다녀간 사람들이 남긴 관람 후기가 적혀 있다.
한 관람객은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는 메모를 남겼다. 또 다른 관람객은 자코메티의 대표작 ‘걸어가는 사람’을 언급하면서 “걸어가는 사람의 조각상도 인상적이었지만 가녀린 조각상 밑에 드리워진 거대한 그림자가 우리의 지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고 썼다. 특별전은 오는 4월 15일까지다.
글=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
“자코메티 특별전 많은 미술 작품을 관람했지만 최고의 전시”
입력 2018-01-29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