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황제… 20번째 메이저 왕관

입력 2018-01-28 21:33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마린 칠리치에게 3대 2로 이긴 뒤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AP뉴시스

페더러, 칠리치 3대 2 격파

대회 2연패 등 통산 6번째 우승
여, 보즈니아키 메이저 첫 정상

‘황제’ 로저 페더러(36·스위스)가 마린 칠리치(30·크로아티아)를 꺾고 20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페더러는 28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3시간 4분 만에 칠리치를 3대 2로 꺾었다. 지난해에 이은 호주오픈 2연패였고, 호주오픈 통산으로는 6번째 우승이었다. 남자 선수가 메이저 대회 20번째 우승을 차지한 것은 페더러가 처음이다.

페더러가 첫 세트를 따냈지만, 칠리치도 강력한 서브를 바탕으로 페더러를 압박했다. 타이브레이크 끝에 2세트를 따낼 때에는 칠리치의 기세가 만만찮았다. 첫 서브의 속도는 칠리치(시속 195㎞)가 페더러(시속 188㎞)에 앞섰다. 첫 서브의 성공률도 칠리치(62%)가 페더러(60%)보다 우위였다. 예리한 각도보다 세기를 앞세운 칠리치의 서브에 페더러의 리시브는 라인을 종종 벗어났다.

하지만 페더러는 특유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칠리치를 조금씩 흔들었다. 코트 구석을 송곳처럼 파고드는 패싱샷에 칠리치는 페더러보다 23개 많은 그라운드 스트로크 범실을 일으키며 무너졌다. 칠리치는 공을 끝까지 주시하기보다는 페더러의 위치를 확인하고 조급하게 빈 공간으로 무리한 공격을 하다 자주 범실을 저질렀다.

페더러는 5세트까지 경기가 길어졌는데도 서브의 위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두 번째 서브까지 합친 서브의 속도는 페더러(시속 173㎞)가 칠리치(시속 172㎞)를 역전했다. 페더러는 서브 에이스(서브한 공이 상대의 라켓에도 맞지 않고 포인트로 이어지는 것)에서도 결국 칠리치를 앞섰다. 페더러의 에이스는 24개, 칠리치는 16개였다. 마지막 포인트도 강력한 서브로 따냈다.

페더러는 우승 소감을 말하던 중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쏟아냈다. 우승 상금은 400만 호주 달러(한화 34억5000만원)다. 앞서 전날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가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를 2대 1로 꺾고 메이저 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