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더 깊은 영성 속으로…] 금식기도, 기간만 길게 하는 과시 수단 되지 않게 경계를

입력 2018-01-29 00:01

크리스천 중에는 새해를 맞아 믿음을 키우고 영성을 다지기 위해 금식기도를 시도하는 이들도 많다. 다급하거나 중요한 문제가 생겼을 때도 금식기도를 통해 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한 70대 여성이 ‘40일 금식기도’에 나섰다가 영양 장애로 목숨을 잃는 등 금식기도를 할 때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기도 한다. 전문가들로부터 올바른 금식기도 방법을 들어봤다.

성도들이 금식기도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 금식기도는 일상적인 음식 섭취를 모두 끊고 맑은 영으로 기도하면서 하나님과 교제하는 행위다. 육체의 즐거움을 억제하면서 자신의 문제를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는 적극적인 신앙 행위다.

성경은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당하는 자를 자유케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사 58:6)이라며 금식의 유익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선지자 에스라는 문제 해결을 위해 금식으로 간구하고 하나님으로부터 응답받았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금식기도가 자기 과시 수단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금식하는 자로 사람에게 보이지 않고 오직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보이게 하려 함이라”(마 6:18)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이를 뒷받침한다. 백동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 목사는 28일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외식적 기도가 돼선 안 된다”며 “단순히 기간만 늘리는 금식기도는 교만에 빠지기 쉽다”고 경고했다.

김순숙 세종임마누엘금식기도원장은 “금식은 자신의 힘이 아니라 성령의 도우심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기 의를 세우기 위한 육체의 훈련, 신앙의 경륜을 쌓는 방법으로 금식을 이용해선 안 된다”며 “또한 만사를 이루고 신령한 은사를 받는 방법으로 오해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전하고 신앙적인 금식기도를 위해서는 기도원에서 여러 성도들과 함께하는 것이 도움 된다. 김 원장은 “10일 이상 장기 금식을 하고자 할 경우에는 반드시 담임목사 등과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목사는 “금식기도는 말씀 묵상과 기도가 동반돼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예배가 여러 번 이뤄지는 전문 기도원에서 해야 한다”며 “평신도라면 혼자서 3일을 넘기는 금식기도는 자제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몸에 무리를 주는 금식은 피해야 하며, 금식이 끝난 뒤에는 보호식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이철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 총무는 “장기 금식할 때는 하루 3식에서 2식, 2식에서 1식으로 차츰 절식한 후 금식을 시작해야 한다”며 “금식을 마친 뒤에는 금식한 날짜만큼 보호식을 먹는 게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금식을 끝낸 뒤 첫날은 동치미, 둘째 날은 미음을 먹고 셋째 날은 죽의 양을 조금씩 늘려가며 먹는 게 좋다. 자극적이거나 굳은 음식, 과식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