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기 조산 우려가 높은 자궁경부 무력증 임신부의 분만주수를 정상 분만 단계까지 연장시킬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경기도 화성 동탄제일병원은 산부인과 박문일(사진·전 한양대병원 교수) 박사팀이 임신 24∼27주차에 양막이 질 내로 탈출, 조산 위험이 높아진 임신부를 대상으로 자궁경부를 두 겹으로 묶어주는 응급 결찰수술과 생체아교를 이용, 분만주수를 10주 이상 연장하는 데 잇따라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더블 맥(Double McDonald)’으로 명명된 이 수술법은 자궁경부를 두 겹으로 묶은 다음 생체아교로 풀칠을 해주는 신기술이다.
임신중기에 자궁경부가 열리면 양막이 밀려나와 조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지만 자궁경부 무력증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자궁경부는 임신 중 태아가 자궁 밖으로 유출되지(조산) 않게 막아주는 길목지킴이 역할을 한다. 양막이 자궁 밖 질 내로 유출된 경우는 자궁경부 근육이 약해져 지킴이 역할을 못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이때는 자궁경부를 묶어(결찰수술) 양막과 함께 태아가 빠져나오지 않게 해주는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물론 수술 중 양막이 파열되거나 감염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따른다.
박 박사팀은 지난해 1년 동안 양막이 질 내로 밀려나와 응급실을 찾은 자궁경부 무력증 임신부 20명을 대상으로 일단 양막만 덮어주는 응급수술을 하고, 약 2주 뒤 생체아교 등으로 자궁경부를 다시 보강해주는 더블 맥 수술을 시행한 다음 분만 때까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더블 맥 수술 임신부들의 분만주수가 평균 34주로 연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종전 응급수술에도 불구하고 임신 중기에 조산을 했던 것과 비교해 분만주수가 평균 10주 이상 늘어난 셈이다.
박 박사는 “1차 응급수술과 함께 감염예방 치료를 병행해 양막을 강화하고, 2차 수술 시 자궁경부를 보강해 안전성을 높여주면 임신기간 연장 및 조산 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오는 4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미국산부인과학회에서 발표된다.이기수 의학전문기자
조산 부르는 자궁경부 무력증 ‘더블 맥’수술로 치료 길 열렸다
입력 2018-01-30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