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AI… 경기도 산란계 농가 덮쳐

입력 2018-01-28 19:37 수정 2018-01-28 22:14
화성 이어 평택 산란계 농가
고병원성 AI 확진… 당국 초비상
경기도 전역 특별경계령 발효

5만 마리 이상 사육농가 96곳
진입로 통제초소 설치 대응
설 앞두고 계란값 폭등 우려

한동안 잠잠하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경기도의 산란계 농가를 덮쳤다. 이틀 동안 농가 두 곳에서 고병원성 확진 판정이 잇따랐다. 방역당국은 초비상이다. 발생 지역이 산란계 농가가 모여 있는 경기도인데다, 고강도 예방책을 시행하는데도 대규모로 발병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의심신고가 접수된 경기 평택시 산란계 농가를 정밀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H5N6형 AI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경기 화성시의 산란계 농가가 27일에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두 번째다. 가금농가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나오기는 전남 강진군 종오리 농가(1월 11일) 이후 16일 만이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27일 오후 6시부터 도내 산란계 농장에 ‘AI 특별 경계령’을 내렸다.

이번 확진 판정으로 전체 고병원성 AI 발병농가는 모두 16곳으로 늘었다. 살처분 규모도 증가했다. 농가 2곳에서 29만700마리를 살처분해 전체 살처분 마릿수는 178만2000마리에 달했다.

특히 방역당국은 경기도라는 발병 지역에 주목한다. 경기도는 산란계 농가의 밀집지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 지역의 2주간 이동제한, 발생농가 반경 10㎞ 이내 가금농가 전수조사 등 기존 조치에 추가 조치를 더하기로 했다. 경기도에서 가금류를 5만 마리 이상 사육하는 농가 96곳의 진입로에 초소를 설치하고 출입 차량을 관리할 방침이다. 가금 관련 시설에 들어갈 때만 실시하던 차량 소독을 나올 때도 하도록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AI 바이러스는 병원성이 매우 강하고 전염 속도가 빠르다”며 “이번 대응이 AI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란계 농가가 잇달아 AI 피해를 입으면서 설 명절을 앞두고 계란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아직 가격은 안정적이다. 농산물유통정보센터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계란 1판(30알)당 평균 가격은 5272원이다. 평년(5908원)보다 600원 이상 싸다. 다만 AI 확산에 따라 가격 폭등이 빚어질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계란 가격이 전년 대비 5.2%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