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기록자’ 홀리 여사 별세

입력 2018-01-28 18:35
사진=켄튼 쿨 트위터

‘히말라야의 기록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홀리(사진) 여사가 26일(현지시간) 94세의 나이로 타계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고인은 폐렴 증상으로 네팔 카트만두의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숨졌다.

홀리 여사는 지난 50여년간 네팔에 머물며 전 세계 히말라야 등반대의 9600건에 달하는 등반 사실을 기록해 왔다. 그녀가 운영하는 ‘히말라얀 데이터베이스’ 웹사이트에 기록돼야 비로소 등반 성공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영국의 유명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경은 “홀리는 산악계의 셜록 홈즈”라고 부르기도 했다.

홀리 여사는 2009년에 우리나라 산악인 오은선씨의 칸첸중가 등정 성공 여부가 논란이 됐을 때 오씨와 셰르파를 인터뷰한 뒤 “논란이 제기됐지만(disputed) 우리는 등반 성공을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we had no reason to doubt them)”고 밝혔다.

미국 시카고 출신의 홀리는 포천지에서 일하다 히말라야에 매료돼 1960년 아예 카트만두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63년부터 등반 기록을 시작했고, 한때는 로이터 통신 산악계 특파원으로도 활약하며 등반과 관련한 숱한 특종을 전했다. 네팔 정부는 2014년 히말라야 산봉우리 중 하나를 홀리봉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