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의 요새로 통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알카트라즈섬의 감옥에서 반세기 전 사라진 희대의 탈옥수가 경찰에 편지 한 통을 보내왔다. 경찰과 미 연방수사국(FBI)이 무시하고 공개하지 않던 편지의 존재가 5년 만에 대중에게 공개됐다.
CBS방송 등 현지 언론들은 지역방송국 KPIX가 2013년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이 알카트라즈 탈옥범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최근 입수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발신인은 자신이 1962년 6월 11일 알카트라즈에서 사라진 죄수 3명 중 한 명인 존 앵글린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형 클라렌스 앵글린, 프랭크 모리스와 그날 밤 간신히 탈출에 성공했다”고 적었다. 형 클라렌스와 공범 모리스는 각각 2008년과 2011년 사망했으며 자신만 살아있다고 했다. 자신이 암에 걸려 건강이 좋지 않다며 “TV에 편지를 발표한다면 1년 내에 감옥으로 가서 치료를 받겠다”고 제안했다.
이들의 탈옥은 영화로까지 만들어졌을 만큼 희대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육지에서 1.5㎞ 떨어진 섬인 데다 식인상어떼가 출몰하는 거센 물살과 차가운 수온의 바다로 둘러싸인 알카트라즈는 탈옥이 불가능한 곳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비 50벌을 이용해 구명조끼와 뗏목을 제작하고, 석고인형에 이발소에서 구한 머리카락을 붙여 자는 것처럼 위장한 채 미리 파놓은 땅굴을 통해 바다로 나갔다. 당국은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으나 행적은 묘연했고, 결국 익사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앵글린의 조카 데이비드 위드너는 “할머니(앵글린의 모친)는 탈옥 사건 이후 수년간 장미를 받았다”며 3인방이 탈옥에 성공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CBS는 전했다. 위드너는 꽃과 함께 동봉된 카드에 존과 클라렌스의 서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내가 50년 전 알카트라즈 탈옥수입니다”
입력 2018-01-27 05:05 수정 2018-01-27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