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교류 본격화] 女 아이스하키, 최적의 조합 찾기 훈련

입력 2018-01-26 18:55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지난 25일 오후 충청북도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1991년 4월 일본 지바에서 열린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남북단일팀인 ‘코리아팀’은 ‘만리장성’ 중국을 넘어 우승을 차지했다. 현정화-이분희 남북의 탁구 스타들은 실력은 물론 분단의 벽을 넘은 우정으로 큰 감동을 줬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27년 전의 감동을 재현할 수 있을까.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은 26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세라 머리 평창올림픽 단일팀 감독 지휘하에 훈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 감독은 특히 전날 합류한 북한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한 구상에 들어갔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합동훈련을 통해 손발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단일팀은 우리 선수 23명과 북한 선수 12명을 합해 총 35명으로 구성돼 있다. 시합에 출전할 수 있는 엔트리는 22명이다. 남북 합의에 따라 북한 선수 3명은 반드시 경기에 나서야 한다. 일각에서는 북한 선수들의 기량과 짧은 훈련 기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동료 간 호흡이 중요한 아이스하키에서 북한 선수들의 합류가 자칫 팀 전체의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북한 선수 중 에이스들이 깜짝 활약을 펼칠 수도 있다. 아이스하키는 게임 엔트리 22명 중 골리 2명을 제외한 20명의 필드플레이어가 5명씩 1개 조를 이룬다. 체력 소모가 큰 만큼 4개 조(1∼4라인)가 교대로 출전한다. 단일팀 구성 전 한국 대표팀은 1∼3라인이 탄탄한 호흡을 자랑했다. 북한 선수 중 머리 감독이 눈여겨본 선수로 밝힌 정수현·김향미(공격수)를 중심으로 4라인을 짠다면 대이변을 기대볼 수 있다. 특히 정수현은 지난해 4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경기에 나서 2골·2어시스트를 기록한 북한의 에이스다.

아이스하키 전문가인 김형일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기존 한국 대표팀 4라인보다 북한 1라인의 기량이 더 뛰어날 수 있다”며 “북한 선수들의 실력을 잘 파악해 추린 3명을 4라인으로 쓴다면 단일팀이 잠재력을 발휘, 동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