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실험과 도전이 온라인으로 확대됐다. 신세계그룹이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해 국내 최고 전자상거래(이커머스·e-commerce) 기업으로 도약에 나선다. 5년 뒤인 2023년 이 분야에서 현재의 5배인 연간 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신세계그룹은 26일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과 이커머스 사업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유치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뉘어져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하고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법인을 올해 안에 설립해 그룹 내 핵심 유통 채널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MOU를 체결한 투자운용사는 ‘비알브이 캐피탈 매니지먼트(BRV)’와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 2곳이다. BRV는 글로벌 전자결제회사인 페이팔 등 미국과 중국 등의 이커머스 기업에 주로 투자해온 회사다. 두 회사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사업 신규법인에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해외 투자사들이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인 1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신세계 온라인사업의 성장세와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은 각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 대비 24%가 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사업의 통합 플랫폼으로 SSG.COM(쓱닷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SSG.COM의 대표 콘텐츠인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이 인적, 물적으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뉘어져 있어 한정적인 시너지 효과만 가능했다. 신세계그룹은 그룹 내 온라인 사업부를 한곳에 모은 이커머스 회사를 설립해 통합 투자를 단행하고 단일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신설 이커머스 회사를 올해 안에 출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우정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은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조직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법인명과 조직 구성 등 세부사항은 추가 준비를 통해 정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설 이커머스 회사는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력 향상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자 유치로 이마트몰의 온라인 전용 물류 인프라 조기 확충과 신세계몰의 프리미엄 패션몰 콘셉트 강화 등 사업도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정용진의 도전 “5년 내 전자상거래 매출 10조 달성”
입력 2018-01-26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