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도쿄에 ‘영토·주권 전시관’ 개관… 노골적 ‘독도 도발’

입력 2018-01-25 19:18 수정 2018-01-25 23:34
에사키 데쓰마 일본 영토문제 담당 대신이 25일 도쿄에 개관한 ‘영토·주권 전시관’에서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자료를 읽으며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왼쪽 벽면에는 독도 사진과 함께 ‘다케시마’라는 일본식 명칭이 크게 적혀 있다. AP뉴시스

견학 코스로 권장할 방침
우리 정부 “즉각 폐쇄하라”


일본이 독도를 비롯한 영토분쟁 중인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상설 전시관을 25일 도쿄 도심에 개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지자체가 비슷한 전시관을 만든 적은 있지만 일본 정부가 직접 영토 문제 관련 전시관을 열기는 처음이다.

AP통신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시관은 ‘영토·주권 전시관’이라는 이름으로 도쿄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인 지요다구 히비야 공원 내 시세이회관 지하 1층에 개설됐다. 히비야 공원은 일왕이 거주하는 궁 북쪽에 붙어 있다시피 한 16만1636㎡ 면적의 공원이다. 주변에 외무성과 재무성, 노동성, 고등법원, 검찰청, 경시청 등 주요 국가기관이 모여 있다.

전시관은 공원 입주시설의 지하층에 마련된 데다 작은 안내판만 달아 일부러 찾아가지 않고는 눈에 띄기 어렵게 만들어졌다. 영토 문제를 공론화하면서도 전면적 외교 분쟁은 피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전시관을 일본 학생들의 견학 코스 등 교육용으로 권장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 99㎡ 면적의 내부에는 독도를 비롯해 중국과의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러시아와 갈등하는 북방영토(러시아명 쿠릴열도)에 관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입구에는 일본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한국어로 된 안내 자료도 비치됐다. 중국어로 된 자료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직원 3명이 상주한다.

개관 행사에 참석한 에사키 데쓰마 영토문제 담당 대신은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명칭)와 센카쿠 열도가 일본 영토라는 사실을 알릴 수 있는 장소가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독도를 자신들의 부속 섬으로 주장하는 시마네현의 지방 방송 취재진이 한국 기자들에게 소감을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전시관을 즉각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성명에서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위해 일본 정부가 도쿄에 전시관을 설치한 데 강력히 항의한다”면서 “즉각적인 폐쇄 조치를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강창욱 조성은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