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서두를 필요 없다” 58.5%… “평창 단일팀 반대” 58.7%

입력 2018-01-25 19:20

민화협 국민의식 조사

“北은 같은 민족·다른 국가” 73%
젊은 층, 통일에 관심 적고
북한 도발에 큰 반발심 등 확인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은 북한과의 통일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도 반대하는 여론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는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일 전국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 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통일은 언제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8.5%가 “서두를 필요 없다”고 답했다고 25일 밝혔다. “가급적 빨리 해야 한다”는 응답은 26.7%에 불과했다. “하지 않는 게 좋다”도 8.5%였다.

통일 추진에 대한 응답도 비슷했다. “통일을 하지 않거나 미루더라도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한 비율이 88.2%에 달한 반면 “전쟁을 감수하더라도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답변은 9.8%에 그쳤다.

국민 다수가 통일을 시급한 과제로 생각하지 않는 것은 북한을 다른 국가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한국과 같은 국가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3.2%는 “같은 민족이지만 다른 국가”라고 답했다. “같은 민족이자 같은 국가”라는 답변은 25.2%에 불과했다.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해 ‘반대’ 답변이 58.7%로 ‘찬성’(37.7%) 비율을 훨씬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통일과 남북 단일팀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이유를 세대 간 인식 차이에서 찾았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금 젊은층은 통일이 꼭 돼야 한다는 생각이 적다”며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만큼 북한에 대한 젊은층의 반발심도 크다”고 말했다. 민화협 관계자도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는 통일과 북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며 “그런 세대가 많아지면서 통일의 중요성도 낮게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통일의식 조사를 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3.8%였지만 20대는 41.4%, 30대는 39.6%로 평균을 밑돌았다.

글=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