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2·사진) 전 브라질 대통령이 2심에서도 부패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오는 10월 대선 출마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선고 뒤 룰라의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동시에 시위에 나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브라질 제4연방고법은 24일(현지시간) 룰라에게 징역 12년1개월을 선고했다. 2009년 상파울루주 과루자에 있는 복층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 370만 헤알(약 12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1심에서 선고받은 9년6개월보다 형량이 늘었다. 다만 대법원 상고가 예상돼 법정구속되지는 않았다.
선고 직후 재판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일간 폴라데상파울루에 따르면 최대도시 상파울루에서는 룰라 지지자들이 “룰라 없인 선거도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군경과 대치했다. 반(反)룰라 성향의 우파 시위대도 ‘룰라를 구속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벌였다.
대선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룰라지만 현행법상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로는 출마가 불가능하다.
룰라는 연방대법원(STJ)에 부패 혐의에 대한 상고장을 제출하고, 최고재판소(TSE)에는 대선 피선거권 유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룰라는 선고 직후 “거짓에 근거한 판결이며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보 등록일인 오는 8월 15일 이전에 확정판결이 나오기 어렵고 무죄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룰라가 속한 좌파 노동자당(PT)이 후보 교체가 가능한 대선 20일 전까지 다른 후보를 내세울 수도 있다. 룰라가 불출마할 경우 기독사회당(PSC)의 극우 포퓰리스트 자이르 보우소나르(62) 하원의원의 당선이 유력하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룰라, 2심도 유죄… 10월 대선 출마 불투명
입력 2018-01-25 19:24 수정 2018-01-25 2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