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류허 “개방이 중요”
美 보호무역 우회적 비판
메르켈·마크롱도 가세
세계 각국의 정·관·재계 수장이 모인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집중 성토하는 무대가 됐다. 첨예한 미·중 무역 갈등의 현실을 보여주는 축소판이기도 했다.
25일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대신 참석한 류허 중국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은 전날 특별연설을 통해 “중국은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더욱 새로운 개혁개방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며 “개방은 중국과 전 세계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겨냥해 “중국은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을 굳건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도 포럼에서 “무역은 전쟁을 일으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무역전쟁을 시작하기는 쉽지만, 이 전쟁의 재앙을 멈추기는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포럼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미국 비난에 동참했다. 메르켈 총리는 “보호무역주의는 전 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해답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연설 도중 “이 자리에 기후변화를 의심하는 사람은 초대하지 않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꼬았다.
반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포럼 총회세션에서 “중국은 말로만 자유무역을 옹호할 뿐 행동으로는 보호무역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독자기술 확보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를 거론하며 “불법 기술이전과 지식재산권 무시, 산업스파이 등 온갖 나쁜 수단을 동원해 실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의 광범위한 지재권 침해에 대해 대규모 벌금을 물릴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트럼프 성토장’ 다보스포럼
입력 2018-01-26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