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서 손 떼겠다”… ‘손 씻기’ 퍼포먼스 벌인 기무사

입력 2018-01-25 19:10 수정 2018-01-25 21:36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이 2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세심수’에 손을 씻으며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다짐하고 있다. 기무사 제공

이석구 사령관 등 600여명 참석
“더 깎을 뼈도 별로 없어” 지적도

국군기무사령부가 25일 ‘정치적 중립’을 선포하며 손을 씻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기무사는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이석구 기무사령관과 서울 지역 기무부대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정한 정치적 중립 준수 다짐’ 선포식을 열었다.

이 사령관 등 기무사 ‘장군단’은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떠놓은 ‘세심수(洗心水)’에 잠시 손을 담갔다. 이명박정부 당시 댓글 공작 등 정치개입 의혹으로 개혁 요구에 직면한 기무사가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물에 손을 씻으며 ‘개과천선’을 다짐한 셈이다.

기무사는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이 잠든 현충원에서, 청계산으로부터 기무사령부로 흐르는 물에 사령관 등 장군단이 손을 씻고…’라고 홍보했다.

기무사는 부대 창설 이후 처음으로 모든 예하부대가 같은 시간 각 지역 충혼탑 등지에 모여 선포식 행사를 했다고 밝혔다. 기무부대원들은 ‘기무사의 다짐’을 복창했다. 구호는 ‘잘못된 관행 개선’ ‘정치적 중립 준수’ ‘오직 국가와 국민에게만 충성하겠다’였다.

이 사령관은 “우리가 선포하는 정치적 중립과 기무사 고강도 개혁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함으로써 군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완전히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무사는 고위 공직자 동향 파악 업무를 하는 기무사 1처를 해체하는 등 개혁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국가안보 수호 임무를 담당하는 기무사가 보여주기식 행사를 기획하기보다 묵묵히 쇄신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기무사 일각에선 환골탈태 요구에 대해 “더 깎을 뼈도 별로 남지 않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