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영국 록밴드 더 엑스엑스(The XX)가 다음 달 1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을 펼친다.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내한한 적은 있지만 단독 콘서트는 처음이다. 이번 내한은 지난해 3집 ‘아이 시 유(I See You)’를 발매한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해온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이들은 미니멀리즘(간결함을 강조하는 미적 흐름)이 특징인 몽환적 사운드로 전 세계적인 ‘핫한 밴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 멤버 중 보컬과 베이스를 맡은 올리버 심과 최근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국 팬들을 만나는 소감을 물었다. “음악으로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팬들을 한 명씩 다 보면서 고마운 마음을 멋진 공연으로 보답하고 싶어요.” 이들에게 음악은 일종의 ‘치유’다. “최대한 위로를 드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해요. 곡을 쓸 때 가능하면 저희 경험을 대입해요. 시간과 장소, 대명사(He/She) 사용을 피해 공감대를 확장하려고 하고요.”
더 엑스엑스는 인디밴드이면서도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05년 결성해 앨범 제작 과정을 거친 뒤 2009년 내놓은 1집 ‘엑스엑스(XX)’는 일간 가디언이 선정한 올해의 음반 1위, 음악전문지 ‘뉴뮤지컬익스프레스(NME)’가 선정한 올해의 음반 2위에 올랐다. 2010년 영국과 아일랜드 음악계 최고 권위의 ‘머큐리상’을 수상했다. 2012년 내놓은 2집 ‘코이그지스트(Coexist)’는 미국 ‘빌보드 200’ 5위, 3집은 같은 차트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들의 음악은 한 마디로 ‘몽환적’이라고 요약된다. 이런 반응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일부러 그런 느낌을 내려고 한 건 아니지만 그렇게 충분히 받아들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1, 2집은 더욱 그렇게 느끼실 여지가 있어요. 라이브로 모든 곡을 직접 연주하며 공연할 수 있도록 편곡하다 보니 악기를 화려하게 쓰기보다 최소화하려고 노력했어요. 가사도 시적인 느낌이 많았던 것 같고요. 곡의 중간에 여백을 많이 주기도 했어요.”
콘서트에서 비장의 무기로 들려줄 곡을 물었다. 그는 한 곡을 꼽기는 어렵다면서 앨범마다 한 곡씩 들어볼 만한 대표곡을 꼽았다. “1집에서는 저희를 널리 알려주고 사랑받게 도와준 곡인 ‘인트로(Intro)’를 꼽고 싶어요. 2집은 보다 여백이 있고 진정성이 담겼어요. 그게 잘 표현된 ‘에인절스(Angels)’를 꼽고 싶어요. 3집에서는 저희 세 명의 특색이 가장 잘 나타나고 싱글로 제일 먼저 내놓은 곡인 ‘온 홀드(On Hold)’요.”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더 엑스엑스 “음악은 치유…첫 단독 공연 때 위로 드릴 것”
입력 2018-01-25 18:39 수정 2018-01-25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