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결혼할 겁니다. 결혼한 뒤에는 독일과 한국을 오가면서 여생을 보낼 거예요. 대한민국의 평범한 부부들처럼 살아갈 생각입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74) 전 독일 총리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는 슈뢰더 전 총리와 한국인 여성 김소연(47)씨의 결혼 소식을 알리는 자리였다. 두 사람이 결혼하면 김씨는 슈뢰더 전 총리의 다섯 번째 아내가 된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미 양가 가족 상견례까지 마친 상태”라며 “대략 가을쯤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 특히 한국미술에 관심이 간다”며 “(한국인들에게)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州) 경제개발공사에서 한국대표부 대표를 맡고 있는 김씨는 당시 국제경영자회의에서 슈뢰더 전 총리의 통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국내에 번역·출간된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서전’(메디치)의 감수를 맡기도 했다.
현재 슈뢰더 전 총리는 네 번째 부인과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 독일에서 슈뢰더 전 총리는 ‘아우디맨’으로 통한다. 이 별명에는 아우디 자동차의 로고가 동그라미 4개인 것처럼 그가 그동안 결혼반지를 4번이나 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슈뢰더 전 총리는 간담회에서 자신의 이혼에 김씨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김씨를 알게 된 것은 전처와 별거를 시작한 뒤였다”며 “김씨는 나의 이혼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혼은 전처의 요청을 받아들여 결정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두 사람은 26일 주한 독일대사 부부,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 부부와 함께 판문점을 방문한다. 다음 달 9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글=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슈뢰더 전 獨 총리 “이웃집 아저씨로 불러주세요”
입력 2018-01-25 18:33